[전문]文 제안한 UN '푸른하늘의날'.."강한 환경정책 펼것"

文대통령, '제1회 푸른 하늘의 날 기념식' 영상메시지
  • 등록 2020-09-07 오후 6:51:03

    수정 2020-09-07 오후 6:51:03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기후환경 위기를 우리 경제의 성장 계기로 반전시키겠다”며 “‘한국판 뉴딜’의 핵심축인 ‘그린 뉴딜’은 코로나를 극복하는 전략이자,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사회의 포용성을 높이는 성장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1회 푸른 하늘의 날 기념식 영상메시지’에서 기후환경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7일 ‘제1회 푸른 하늘의 날 기념식 영상메시지’를 통해 “정부는 국민과 함께 보다 강력한 기후환경 정책으로 푸른 하늘을 되찾아 나가겠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푸른 하늘의 날은 한국이 처음으로 유엔기념일 제정을 제안해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첫 번째 유엔 공식기념일이자 국가 기념일이다. 이번 기념식은 코로나19 확산과 태풍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고려해 기념방송으로 대체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영상메시지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UN이 지정한 ‘제1회 푸른 하늘의 날’을 기념하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지난해 UN 총회에서 회원국 모두의 합의로 지정된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주도한 UN 기념일입니다.

세계는 지금 감염병과 자연재해 앞에서 그 어느 때보다 기후환경에 대해 깊게 성찰하고 있습니다.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국제협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오늘 뉴욕, 방콕, 나이로비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푸른 하늘의 날’을 함께 기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후 6시 30분에 기념행사를 여는 것도 한국의 일몰 시작과 지구 반대편 나라들의 일출 시작 시간에 맞춰, 인류의 공동행동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푸른 하늘의 날’ 첫 기념일을 시작으로 세계가 기후환경 회복을 위해 더욱 강력하게 협력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세계가 코로나19와 폭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해 전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20년, 인류 공동의 노력이 미세먼지를 넘어 보다 근본적인 기후 위기에까지 닿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올 여름, 기록적인 장마에 이어 며칠 사이 연달아 세 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덮쳐 강풍과 폭우 피해가 컸습니다.

오늘 행사도 태풍 때문에 부득이 영상으로 대신하게 되었습니다.뜻깊은 장소에서 많은 국민과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푸른 하늘을 바라는 마음만큼은 함께할 것입니다.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피해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과 오늘을 또 하나의 교훈으로 삼아 기후위기 대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약속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가을 태풍이 자주 발생하고 더 강력해지는 것도 이상기후 때문입니다.

북극과 시베리아의 폭염을 비롯하여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6월 폭염부터 지금의 태풍까지 이상기후가 몇 달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일상을 침범한, 코로나 같은 감염병도 기후변화와 환경파괴로 인한 자연 생태계의 교란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미 대기오염이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은 동전의 양면처럼 결합되어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에서 대기의 흐름이 정체되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고, 이것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의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건강과 안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후환경 문제는 우리 세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었고,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역설적으로 세계가 얼마나 긴밀히 연계되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기후환경 문제가 어떤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며, 국제적인 협력만이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국민과 함께 기후환경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왔고,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였던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8년을 정점으로 2019년부터 감소추세로 돌아섰습니다.

초미세먼지도 줄어서 연평균 농도가 개선되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늘어났습니다.

과감한 석탄발전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노후 경유차의 저공해화 및 친환경차 보급, 그리고 세계 최초의 미세먼지 특별법 제정과 대규모 추경편성과 같은 범정부적 노력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국민들께서 국가기후환경회의를 통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 새로운 정책 제안을 해주시고 불편을 감수하며 함께 참여해주신 덕분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미세먼지 농도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산업화 시대 이후 지구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고자 하는 국제적 노력에 부합하기 위해 보다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과 함께, 보다 강력한 기후환경 정책으로 푸른 하늘을 되찾아 나가겠습니다.

첫째,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동시 감축을 위한 정책 수단을 강화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신규 석탄발전소 허가를 전면 금지하였으며, 이미 폐쇄한 노후 석탄발전소 4기를 포함하여 임기 내 10기를 폐쇄하고, 장기적으로 2034년까지 20기를 추가로 폐쇄하겠습니다.

태양광과 풍력 설비는 2025년까지 지난해 대비 세 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기후환경 비용을 반영하는 전력공급체계를 마련하고, 화석연료 기반 전력체계를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올해 12월 예정된 ‘제2차 계절관리제’는 석탄발전 가동축소, 사업장·선박의 자발적 배출 감축과 같은 각 부문의 대책을 보완 발전시키겠습니다.

아울러 2025년까지 전기차는 현재 11만 대에서 113만 대로, 수소차는 현재 8천 대에서 20만 대로 보급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또한 아파트 500만 호에 ‘지능형 전력계량기를’ 보급하여 스마트 전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린 스마트 스쿨, 스마트 그린 도시 등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녹색 생활 인프라를 확대하겠습니다.

한편,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각 부문의 기후변화 적응 능력도 제고하겠습니다.

잦아진 태풍과 집중호우에 따른 홍수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홍수예보체계 구축, 스마트 댐 안전관리를 추진하고, 댐과 하천의 홍수 방어능력도 높여 가겠습니다.

또한 녹색금융 정책을 통해 기업활동과 투자의 의사결정 과정에 기후위기 대응이 내재화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기후환경 위기를 우리 경제의 성장 계기로 반전시키겠습니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축인 ‘그린 뉴딜’은 코로나를 극복하는 전략이자,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사회의 포용성을 높이는 성장 모델입니다.

세계 환경시장은 연평균 3.6%씩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으로, 우리의 수출액이 연간 8조 2천억 원에 달합니다.

또한 청정대기 산업은 연간 7%대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환경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친환경차와 미세먼지 기술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OECD는 “‘그린 뉴딜’이 경제회복을 공고히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린 뉴딜’을 통해 2025년까지 총 73조 원이 투자되고 일자리는 66만 개가 창출될 것입니다.

‘그린 뉴딜’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함께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셋째, 책임 있는 중견국가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기후환경위기 대응을 위해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겠습니다.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 다시 확인되었듯, 우리 국민들은 개방의 원칙에 따라 인류의 포용성을 강화하는 ‘함께 잘 사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K-방역은 국제사회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그린 뉴딜도 코로나와 기후환경 위기를 동시에 극복하는 모범사례로 평가받은 바 있습니다.

한국판 그린 뉴딜로 대표되는 녹색재건 정책을 국제사회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확산시키고, 지속가능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는데

우리나라가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또한 그린 뉴딜의 지향점인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 국가의 2050 장기 저탄소발전전략을 마련하고, 2030년 국가 온실가스감축 목표도 갱신하여 유엔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역내 협력도 강화하겠습니다.

지난해 11월, 한중일 3국은 ‘미세먼지 영향 공동연구 보고서’를 냈고, 역내 국가 간 미세먼지 영향을 공식적으로 확인했습니다.

2018년 출범한 ‘동북아 청정대기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계절관리제’와 같은 정책 공조는 물론, 대기환경 분야 기술 교류와 산업 육성에 이르기까지

이웃 국가들과 상생 협력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 환경위성을 발사했습니다.

이를 활용하여 관측범위에 포함되는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과 관련 자료와 활용 기술도 공유할 것입니다.

끝으로 내년에 개최할 예정인 ‘P4G 정상회의’를 계기로 주요국들과 실질적 협력을 모색하고 ‘푸른 하늘의 날’ 최초 제안국으로서, 맑은 공기, 푸른 하늘을 향한 국제협력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얼마 전, 한 유치원생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지만, 같은 유치원 200여 명 원생과 직원들은 전원 무사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잘 씻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라 더 답답했을텐데도 안전수칙이라는 사회적 약속을 지켜준 아이들의 정직한 실천이 유치원의 기적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아이들이 참으로 대견하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는 하루빨리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뛰놀 수 있게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처럼 작은 약속을 꼭 지키며 변화를 만들고, 연대와 협력으로 지속적으로 실천을 확장해야 합니다.

오늘 내가 먼저 행동하면 우리의 오늘도, 우리의 미래도얼마든지 푸른 지구,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이 될 수 있습니다.

‘푸른 하늘의 날’이 대한민국의 소망에서 출발했던 것처럼 푸른 하늘을 향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소망이 모여 새로운 세상이 ‘오늘’ 만들어지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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