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새 정부의 주택정책 추진방향’ 세미나에서 “택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문재인정부는 전체 공급량의 50% 이상을 매입임대에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부는 대선공약에서 매년 17만 가구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13만 가구는 공공이 직접 공급·관리하는 장기임대주택이고 4만 가구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다. 연 13만 가구는 노무현 정부 대비 65.4%, 이명박 정부 대비 42.9%, 박근혜 정부 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김 연구위원은 “공공임대 공급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기존 미분양물량을 매입하고 도시재생구역과 저층 주거지 내 소규모 정비 등 기존 주택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정부의 또 다른 부동산 공약인 도시재생 뉴딜에 대해서도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도시재생 뉴딜을 공공주도로 추진할 경우 주민참여 제한, 수익성 저하 등으로 이해상충과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며 △주민참여와 결정의 원칙 △기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활용한 공적임대주택 확보 등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도시재생뉴딜을 일자리 창출과 연계하기 위해 중소건설업체나 집수리 관련 사회적 기업 육성, 공공임대관리 전담 지역관리회사 육성 등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문재인정부가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주택금융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택금융규제 적정화 방안’을 발표한 김덕례 선임연구위원은 일부 은행에서 중도금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총부채상환비율(DSR)을 전면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했다.
김덕례 연구위원은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는 관리할 필요가 있지만 과도한 규제강화는 서민의 주거상향 사다리를 끊고 경제활력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며 “그동안 금융기관 관점에서 추진해 온 가계부채 총량관리는 소비자 관점으로 전환해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