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삼성SDI는 올해 3분기 매출 3조9356억원, 영업이익 129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0%, 72% 감소한 수치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는 고스란히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앞서 실적 발표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도 3분기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8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16.4%, 38.7% 감소했다.
K배터리, 업황 부진에도 실적 반등 조짐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6%, 129.5% 증가하며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특히 올 들어 1000억원대로 내려앉았던 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회복했단 점은 주목할 만하다. 더욱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게열사를 비롯해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160GWh(기가와트시)에 달하는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성사하면서 캐즘 극복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SDI 또한 지난 3분기 제너럴모터스(GM)과 합작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유럽과 아시아 주요 완성차업체(OEM)향 신규 수주 확보, 전력용 ‘삼성 배터리 박스’(SBB) 1.5 출시 등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SK온도 3분기 적자 규모가 큰 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일부 흑자 전환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SK온은 이달부터 미국 조지아주 2공장의 포드용 생산라인 일부를 현대차용으로 전환하면서 4분기에는 판매량 확대 및 AMPC 추가 수혜 기대감은 물론,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 합병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내년 유럽 시장 회복…ESS 성장세도 주목
이날 삼성SDI는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완성차 업체(OEM)들은 유럽 내 판매차량들의 평균 CO2 배출량을 2021년 대비 15% 감축해야 하는 규제 강화를 충족하기 위해서 올해보다 더 많은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며 “유럽 내 전기차 정책 지원도 다시 확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생산 확대 등도 적극 검토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내 ESS 미국 양산을 추진하고 유럽시장에서는 기존 EV 생산라인을 ESS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I 또한 최근 LFP 대형화 셀 검증을 마치고 2026년 내 양산 및 글로벌 프로젝트 공급을 목표로 지난달부터 울산사업장에 마더라인 구축을 시작했다. 삼성SDI도 미국 진출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