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 연수구 경원재 앰배서더에서 진행된 ‘HLB바이오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세호 엘레바테라퓨틱스 대표이사(CEO)는 “빅파마에서는 이런 부서들이 회사 안에 있는 것이고 HLB는 회사는 서로 다르지만 그룹 안에 관련 기능이 포진돼 있는, 한국에서 보면 굉장히 큰 빅파마”라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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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그룹 내 유기적 소통 위해 포럼 기획
이날 열린 행사도 HLB그룹 내 관계사들이 기술적·재무적 차원에서 더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자리라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장인근 HLB 전략기획본부 부사장은 “몇 년 전부터 HLB바이오포럼을 기획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현실화하지 못하다가 올해 처음 개최하게 됐다”며 “얼굴을 맞대고 자신의 기술, 네트워크,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새로운 라이선스-인 기회와 같이 더 큰 시너지와 새로운 협업 기회를 찾자는 것이 이번 포럼의 목표”라고 말했다.
언론에는 27일 행사만이 공개됐지만 실제 행사는 지난 24일부터 시작됐고, 오는 28일 그룹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세부 토의시간을 마지막으로 5일간의 대장정이 종료된다. 장 부사장은 “의견을 모아 내년부터 HLB바이오포럼을 정례화하기 위해 기획 중”이라며 “올해는 HLB그룹사만 모였지만 앞으로는 (협업할 수 있는) 외부인사들도 초청하는 쪽으로 확대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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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의 모태는 원래 선박회사 현대라이프보트였다. 하지만 2008년 진양곤 회장이 미국 신약개발사인 엘레바 테라퓨틱스에 투자를 시작하면서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주주총회에서 선박사업을 HLB이엔지로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승인하면서 명실상부한 바이오 그룹이 됐다. 지난해 말 기준 HLB그룹의 계열회사는 상장사 7곳과 비상장사 35곳 등 총 42곳이다.
덕분에 분업체계도 잘 갖춰졌다. 항암제 개발기업인 엘레바가 다음달로 예정된 간암을 적응증으로 한 리보세라닙의 신약허가신청(NDA) 막바지 작업에 열중하는 동안 다른 계열사들은 HLB그룹의 메인 파이프라인인 리보세라닙 이후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HLB생명과학이 항암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임상 전(前) 단계에 집중하다 비임상 임상시험수탁기업(CRO)인 HLB바이오스텝(278650)에 유효성 연구를 의뢰해 적당한 후보를 골라내면 엘레바가 글로벌 개발을 위해 다국가 임상을 준비하는 식이다. 이밖에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는 키메릭항원수용체-T(CAR-T) 치료제를, 오블라토는 교모세포종 치료제를, 리젠트리는 안구건조증 및 신경성 각막염 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관계사들이 각자의 역할을 한다.
한 대표는 “(바이오 사업 시작) 초기에는 성장에 집중해 몸집불리기, 양적 성장에 치중했었다”며 “어느 정도 진용을 갖춘 지금은 질적 성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바이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러 가지 (M&A)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보유 중인 HLB의 자산에 비해 특별히 차별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내부 검토 과정에서 많이 거절하고 있다. 추가적인 투자나 M&A를 한다면 HLB그룹에 특별히 시너지를 줄 수 있는 경우, 그런 자산을 위주로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