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말라가는 공적연금…국내 3대 연기금 마이너스폭 더 확대

[마켓인]국내 주요 연기금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
세 곳 모두 비슷한 흐름 유지…증시 변동성 영향
대체투자 수익률은 연말 공정가치 평가 후 확실
  • 등록 2022-08-01 오후 11:21:46

    수정 2022-08-02 오전 7:16:16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국내 자본시장 큰손인 연기금들이 올해 들어 계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투자를 제외한 주식과 채권 부문에서 모두 마이너스대를 기록하면서 상반기 내내 손실에 허덕이는 중이다. 노후대비 3층 연금구조의 맨 밑단인 공적연금 수익률이 신통치 않은 만큼 노후에 대한 우려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표=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의 올해 월별 수익률은 계속 마이너스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연기금은 연초부터 마이너스대로 시작해 1분기 동안 손실 폭을 줄여갔지만 4월 들어 다시 그 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올 들어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오는 상황에서 대체투자 부문만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국민연금의 올해 수익률(금액가중)은 △1월 -3.82% △2월 -3.57% △3월 -2.66% △4월 -3.79% △5월 -4.73% 등을 기록했다. 사학연금(시간가중)은 △1월 -3.21% △2월 -3.12% △3월 -2.45% △4월 -3.38% △5월 -4.13% 등이었고, 공무원연금(시간가중)은 △1월 -2.04% △2월 -1.79% △3월 -1.4% △4월 -2.54% △5월 -2.18% 등의 추이를 보였다.

물론 기관마다 수익률 산정 기준이 조금씩 달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엔 한계가 있다. 다만, 세 곳 모두 주식과 채권이 보완재 역할을 하지 못하고 부진한 성적표를 거두면서 비슷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지속적인 통화 긴축 기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이슈까지 각종 대내외 악재가 동시에 겹치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평가손실금액이 커지면서 수익률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동치는 시장 속 연기금들이 거의 모든 자산군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는 대체투자 자산이 눈에 띄고 있다. 국민연금의 지난 5월 말 기준 대체투자 부문 수익률은 4.44%로 전월인 4월(5.22%)보다 0.78%포인트 감소했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의 지난 5월 기준 대체투자 자산 시간가중수익률은 각각 4.53%와 7.77%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체투자의 경우 연말에 공정가치 평가를 하고 있어 연중 수익률에는 정확한 평가액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일부 증권사나 운용사들의 해외 부동산 자산에서 부실 징후가 감지되는 등 자본시장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연기금들도 좀처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다른 연기금도 현재까지 대체투자 자산에서만 선방한 듯 보이지만, 공정가치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연중에는 대부분 수익률이 플러스로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하반기 시장 분위기가 반전하지 않는다면 모두 올해 부진한 수익률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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