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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신호탄’…“규제 푼다”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된다.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하고 10일 이후 잔금을 치르거나 등기를 이전하는 다주택자는 중과세율을 적용받지 않고 최고 45% 기본 세율로 주택을 처분할 수 있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 전까지 처분하면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부담도 줄어든다.
시장에서는 새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를 시작으로 부동산 세제개편과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정부는 양도세 중과 유예 이후 종부세 등 부동산 세제개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1기 신도시 특별법을 제정해 공급을 확대하고 안전진단·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분양가상한제 등 재건축 규제 3종 세트 완화를 통해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는 공약도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내림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값은 이달 들어 0.01% 오르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서초(0.05%), 강남(0.03%) 등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성남 분당, 고양 일산, 부천 중동, 안양 평촌, 군포 산본 등 1기 신도시도 대선 이후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집값 재상승 막으려면…세제·대출·공급 미세 조정 필요”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가 장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규제완화에 나섰다가는 꺼져가는 불씨를 재점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여소야대 상황에서 주요 부동산 정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갈등만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초과이익환수제, 임대차3법 등 법률 개정이 필요한 규제들은 야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칫 기대감만 키우고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새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이 모두 규제완화의 방향성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여소야대 국회를 감안하면 실현이 가능한 부분이 거의 없고 집값만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단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세제·대출·공급 측면에서 국소적으로 접근하면 집값도 안정시키면서 공급 확대와 수요 진작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과도한 상승과 하락을 막으려면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도심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정비사업 규제완화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가격이 불안정해질 수 있지만 가격이 움직인다고 다시 막아버리면 이전 정부와 같은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다주택자들의 퇴로를 열어주자 매물이 증가했듯이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하면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LTV를 풀되 다주택자 규제는 유지하고 DSR 선별을 한다든지, 정비사업 규제를 풀되 조합원의 수익을 어느 정도 보장하면서 적정선에서 환수 조치를 취하는 등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