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배우 구혜선의 글을 공유하며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 안산(21) 선수를 응원했다.
진 전 교수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혜선 “페미니스트 왜곡 관망 어려워”’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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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 주로 정치적 의견을 남겨왔다. 하지만 이처럼 연예인의 글을 공유한 건 처음이다.
구혜선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쇼트컷을 한 사진 두 장을 게재하면서 “저는 남성과 여성에게서 태어난 여성이다. 또한 남성을 사랑하는 여성”이라며 “현 사회에 처해진 각각의 입장과 주관적 해석으로 ‘페미니스트’를 혐오적 표현으로 왜곡하고 고립시키는 분위기를 감지하며 저 역시 여성이기에 이것을 관망하고 있기만은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페미니스트’는 사회가 여성에게 부여하는 관습적 자아를 거부하고 한 인간으로서 독립적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라며 “옛 사회가 강제한 지위와 역할의 변화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고 그로 인해 기회와 자격을 얻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 “이라고 강조했다.
|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 구혜선 (사진=뉴시스, 구혜선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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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은 이같은 글을 남기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남성과 여성의 편을 가르기 위함이 아닌 오로지 여성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살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고, 여성으로 태어나 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행하기 위해 다시 움직이는 것이기에 ‘페미니스트’의 의미가 왜곡된 상징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는 모두 ‘자유’“라고 밝혔다.
문제의 발단은 운동선수라면 흔히 볼 수 있는 안 선수의 짧은 커트 머리 스타일에서 비롯됐다. ‘쇼트컷’을 한 안 선수는 전라도 광주 출신에 여대를 재학 중이며 프로필 사진에 세월호 배지를 달았다. 뿐만 아니라 SNS에 ‘웅앵웅’, ‘오조오억’ 등 단어를 사용해 “페미니스트 같다”는 이유로 공격의 대상이 됐다.
이에 한 네티즌은 안 선수에게 “왜 머리를 자르느냐”라고 묻자 그는 직접 “그게 편하다”고 답했지만 이는 무용지물이었다.
이후 SNS에 인신공격성 악플은 물론이고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금메달을 박탈하라는 항의 전화 움직임까지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유명인들과 정치인들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 선수를 비롯해 모든 여성이 ‘쇼트컷’을 하거나 ‘페미니스트’라고 해서 공격당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양궁 여자 국가대표인 안산 선수는 이번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