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1위는 지켰지만…‘테라’ 추격 매섭네

오비맥주, 지난해 소매 매출액 1조6467억원
하이트진로, ‘테라’ 출시 이후 매분기 점유율 갱신
오비맥주, 2~3분기 출고가 인상효과 반영
출고량 기준으로 집계하면 ‘마이너스’
  • 등록 2020-03-10 오후 5:01:16

    수정 2020-03-10 오후 5:01:49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하이트진로의 맥주 신제품 ‘테라’가 무서운 속도로 오비맥주 ‘카스’를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오비맥주는 맥주시장 1위 자리를 지켜냈지만, 하이트진로의 맹추격에 점유율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1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소매시장 규모는 3조3172억원이다. 지난 2014년 3조5000억원 대로 정점을 찍은 뒤 5년 만에 다시 3조원대에 진입했다.

맥주 시장은 가정용 제품이 판매되는 소매시장과 업소용 제품이 판매되는 유흥시장으로 구분된다. 전체 시장에서 유흥시장과 소매시장의 비중은 6대4에서 5대5 정도로 추정된다.

과거에는 주류협회가 맥주 출고량을 취합해 공개했지만, 2013년 이후 과당경쟁을 이유로 통계 발표를 중단하면서 제조사별 정확한 유흥시장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다만, 소매시장을 통해 전체 주류시장을 유추할 뿐이다.

지난해 소매시장 1위는 전통 강자 오비맥주였다. 한 해 동안 소매 매출액이 1조6467억원에 달했다. 점유율은 49.6%다. 카스만 놓고 보면 소매 매출액은 1조1921억원으로 단일 브랜드로는 점유율이 36%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소매 매출이 8400억원(25.3%)으로 오비맥주의 절반 수준이었다. 지난해 떠들썩했던 신제품 출시 효과가 미미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테라를 출시한 2분기부터 점유율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4분기 하이트진로 점유율은 16.8%에 불과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테라 출시 이후 분기 점유율이 24.6%로 급상승했다. 분기 매출 역시 2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이어 3분기엔 26.2%, 4분기엔 27.8%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맥주 성수기가 다시 시작되는 올해 2~3분기엔 하이트진로 점유율이 3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개별 브랜드 실적으론 테라가 연간 점유율 6.3%를 차지했다. 다만, 이는 연간 기준으로 테라 판매가 진행된 2~4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점유율은 8.2%로 늘어난다.

다만, 이번 자료는 매출액 기준으로 작성돼 실제 판매량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 주류업계의 분석이다.

오비맥주는 테라가 출시되던 지난해 4월 카스 등 맥주가격을 평균 5.3% 올렸다. 이에 따라 카스 병맥주(5000㎖) 출고가는 1147원에서 1203.22원으로 올랐다. 그러다 올해 종량세 도입과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에 따른 선제적 조치를 이유로 지난해 10월 인상을 철회했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 오비맥주 매출액은 413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7% 증가했다. 출고가 인상폭을 감안하면 4000억원대 미만으로 줄어든다. 4913억원을 판매한 3분기 역시 4913억원에서 4653억원으로 줄어든다. 이 경우 오비맥주 연간 소매 매출액은 1조5987억원으로 조정된다.

특히 매출액 대신 출고량 기준으로 집계할 경우 오비맥주 판매량은 오히려 줄었다.

출고량 기준 오비맥주 판매량은 지난 2018년 4억5040만ℓ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이어 2019년엔 4억1925만ℓ를 팔아 전년 대비 6.9% 줄었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2018년(2억4447만ℓ)과 2019년(2억 6412만ℓ) 각각 전년 대비 7.5%, 8% 성장했다.

지난해 개별 브랜드 판매량을 보면 ‘카스 후레쉬’의 경우 3억 832만ℓ로 전년 대비 11.3% 감소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3분기엔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아사히 등 수입 맥주 수요가 일부 카스로 넘어간 점도 반영됐다”며 “오비맥주가 1위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하이트진로가 빠른 속도로 오비맥주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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