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결자해지' 못하는 서울시..백사마을 재개발 지연 위기

서울시, 공사비 높은 주거지보전사업 제안해 놓고
공사비 많이 든다고 사업비 승인 안 해줘
주민들 사업 지연 가능성에 '노심초사'
"서울시 제안한 구상인만큼 공사비 승인해 달라"
  • 등록 2022-03-07 오후 5:45:58

    수정 2022-03-07 오후 10:00:21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백사마을’이 공사비 문제를 놓고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주거지보전사업구역 내 공사비를 확정·승인해야 사업 추진이 순조로운데 비싼 공사비를 이유로 뜸을 들이고 있다는 게 주민대표회의 측 주장이다.

임대주택 공사비 비싸서 사업 지연?

7일 서울시와 SH공사,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일대 백사마을(개발면적 18만6965㎡)은 재개발을 통해 일반분양 아파트 1953가구와 공공임대 484가구, 총 2437가구를 공급한다. 시행사인 SH공사는 사업비를 약 1조3784억원으로 책정하고 오는 2026년10월까지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업이 연기될 처지에 놓였다.

서울시 노원구 백사마을 일대 전경.(사진=연합뉴스)
이번 사업은 작년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이후 12월 GS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해 공사비 4992억원을 들여 일반분양 단지를 짓기로 하고 다음 달 조합원 분양 신청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주거지보전사업구역의 사업비(건축비·택지비·가산비 등)가 확정되지 않아 조합원 분양가 산정 등 관리처분을 위한 절차 진행에 차질에 생겼다.

백사마을 재개발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오세훈 시장 당시 임대 주거지역은 아파트가 아닌 마을 길 등을 그대로 살려 공동체를 보전하는 형태의 저층주거지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서울시가 제안한 것인데 이제 와서 공사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사업비 승인을 안 해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사업추진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고 주민동요가 비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SH 내부에서도 공사비 절감과 임대료 책정 문제를 놓고 회의를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백사마을에는 재개발을 통해 18만6965㎡ 부지에 최고 20층 아파트 34개동(1953가구)과 지상 4층 높이의 다가구 임대주택 485가구가 함께 들어선다. 이중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곳이 주거지보전사업(4만7418㎡) 구역이다.

설계안 변경될까…“공사비 이달 검토”

서울시는 지난 2011년 6월 임대주택을 저층주거지로 만들자는 제안을 했고 이듬해 6월 주택재개발정비구역 변경지정고시 때 이곳을 주거지보전사업 구역으로 확정했다. 이후 2019년 5월 구역 내 연결녹지축 위치변경과 평균층수 하향 등의 정비계획을 변경하면서 2023년 준공 예정이던 사업 계획이 2년 이상 늦어진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성이 낮다며 2016년 사업을 포기했고 2017년 SH공사가 시행자로 나서게 됐다.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조감도.(사진=SH공사)
이에 대해 서울시와 SH공사는 핑퐁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백사마을 주거지보전사업에 대한 공사비 검토를 못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SH공사에서 사업비 내역이 넘어오지 않아 아직 검토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SH공사 측은 “지난해 12월28일 서울시로 공사비 내역을 이미 보냈다”면서도 “다만 서울시가 요구한 양식과 달라 이달 중순께 다시 보내서 검증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는 또 한 번 설계안이 변경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다. 설계 변경 시 또 다시 2년 이상 사업이 늘어질 수 있어서다.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백사마을에는 50년 이상 노후불량주택이 많아 이미 시에서 위험건축물로 분류했고 2019년8월부터 조기 이주가 추진돼 70%의 거주민이 이주한 상태인데 시공자로부터 사업비를 미리 받아 지급한 것이기 때문에 사업이 지체될수록 이자 등 금융 비용이 커지는 구조”라며 “애초 서울시가 제안한 구상인만큼 이달까지 공사비 승인을 해 사업지연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백사마을 임대주택은 기존 고층 아파트와는 달리 저층 설계로 마을 특색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참신한 재개발 방식이지만 공사비가 많이 들고 적정 임대료 산정이 어려워 시행사 입장에서는 사업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애초 설계안대로 지어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무안공항 여객기 잔해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