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HMM 노사가 1일 협상을 진행했으나 협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2일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1일 HMM와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10시 40분까지 배재훈 HMM 사장과 김진만 HMM 육상노조위원장, 전정근 해원노조위원장이 협상에 나섰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는 못했다. 양 측 모두 기존 제시했던 임금협상 안 대비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 위원장은 “노조는 전향적인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의 제시안이 그렇지 못했다”며 “내일 다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HMM 노조 측은 2일 오전 10시 30분 협상 내용 등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HMM 육상노조와 해상노조는 모두 쟁의 행위에 대해 찬반투표를 진행해 단체 행동에 대해 결의한 상태다. 선원법상 쟁의 행위가 자유롭지 못한 해상노조는 단체행동 결의 후 조합원 317명으로부터 단체사직서와 교대신청서, 스위스 선사인 MSC 지원서를 받아놓은 상태다. 휴가자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조합원이 사직서를 냈다는 것이 해상노조의 설명이다.
| HMM 해상노조 선원들이 선박에서 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다.(사진=HMM 해상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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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협상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2일 재협의 여지를 남겨둔 것은 노사 모두 파업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평소 상황이라면 모르겠으나 최근 선복량(적재공간) 부족이 심화하며 수출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HMM이 운항을 멈춘다면 잇따르는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화주들의 이탈이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한데다 한 번 이탈한 화주가 다시 HMM으로 되돌아오기는 쉽지 않다.
HMM은 이미 노조가 3주간 파업을 실시하면 예상 피해액이 약 5억8000만 달러(약 6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다른 선사에 선복 보상 등으로 영업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직접적으로 노사 협상에 관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물밑에서 사측과 노조, 채권단인 산업은행 사이 중간 역할을 하며 의견 조율에 나서고 있다.
한편 HMM 선원들은 1~2일 선상에서 처우 개선을 주장하는 현수막·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