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국내 온라인 플랫폼의 원조 격인 인터파크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인터파크는 공연 예매와 여행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만큼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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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경영권 매각을 결정하고 최근 잠재적 원매자를 대상으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배포했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이기형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28.4%다. 매각 자문사는 NH투자증권을 선임했다. 현재 인터파크 시가총액은 약 4500억원이다. 매각 지분의 가치는 약 1300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매각가는 160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1996년 출범한 인터파크는 1세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다. 전자상거래업과 공연 기획 및 제작, 티켓예매, 일반 여행업 및 여행중개업 등이 주요 사업이다. 현재는 쿠팡·옥션·11번가 등의 공세에 밀려 온라인 쇼핑 시장점유율이 2%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작년에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받아 111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인터파크는 2003년 책 한 권만 주문해도 무료로 배송해주는 마케팅을 통해 무료 배송 시대를 열었다. 이후 성장을 이어가다 2008년경 핵심 자회사인 G마켓을 이베이에 4400억원에 매각하며 회사의 방향을 바꿨다. 일반물품 배송보다는 공연·여행·도서 분야 등에 집중한 것이다. 2011년에는 삼성그룹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계열사인 (IMK)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진출했고 전자책 사업도 벌였다. 하지만 자회사인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지난달 파산하는 등 사업 성과는 기대에 못미쳤다.
인터파크는 올초까지만 해도 지분 4.5%를 매각해 운영자금 154억원을 마련하는 등 재기를 꿈꿨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자생이 어렵다고 판단해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파크는 작년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공연 예매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만큼 지금을 매각의 적기로 보고 있다. 올해 이커머스 업계는 W컨셉(2500억원), 지그재그(1조원), 스타일쉐어(3000억원), 이베이코리아(3조 4400억억원) 등이 매물로 나와서 매각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롯데, 11번가 등 e커머스 기업,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을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여행 예약과 공연 분야에서 사업 확장을 모색 중이라는 점에서 인터파크 인수를 타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인터파크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해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