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문화재 '전통 단청 안료' 분석 보고서 나와

경복궁 수정전·화성 용주사 대웅보전 등
기존 전라도·경상도 조사와 차이점 보여
  • 등록 2020-08-26 오후 6:54:18

    수정 2020-08-26 오후 6:54:18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서울·경기 지역 국가지정 목조문화재의 전통안료 조사 성과를 수록한 ‘전통 단청안료의 과학적 조사·분석(서울·경기 편)’ 보고서를 발간했다.

단청은 목조 건축물에 여러 가지 빛깔로 문양이나 그림을 도채(물건에 칠을 하는 일)한 것으로 건축물을 장식하고 부재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됐다. 단청에 사용되던 안료는 흙, 암석 등의 광물을 분쇄하거나 정제해 제조한 것과 합성해 제조한 인공안료, 동물성·식물성 유기재료를 사용한 안료 등이 있다.

1970년대 이후부터 단청안료가 대부분 현대 합성안료로 대체되면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안료의 제조와 시공법이 단절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에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전통 단청안료의 복원과 계승을 위해 2014년부터 ‘전통 단청안료의 제조기술 및 품질평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전통 단청안료의 올바른 복원을 위해 현존하는 전통 단청에 대한 과학 조사와 분석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는 2019년에 시행한 서울·경기도 지역의 국보·보물 목조문화재 8건(경복궁 수정전 등 궁궐단청 7건, 화성 용주사 대웅보전 사찰단청 1건)의 조사 결과를 담았다. 조사·분석지점은 총 594곳으로 각 지점에서 사용된 안료의 종류와 성분, 원료, 색상 및 채색 층위에 대한 과학적 기초자료를 확보했다.

조사결과 단청의 층위는 목재 위에 바탕층, 가칠층, 채색층의 순으로 이뤄졌고, 단청 문양과 부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조성된 것으로 파악했다. 바탕칠층에서는 주로 백토가, 가칠층에서는 뇌록(단청에 옥색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초록색 암석)이 사용됐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조사대상은 대부분 궁궐단청이었다. 기존에 조사된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의 사찰단청에서 보이는 화려한 금단청 보다는 주로 모로단청을 사용해 궁전의 위계와 권위를 나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군청, 석청 등 당시 수입에 의존했던 고가의 원석으로 제조하는 청색안료가 눈에 띄게 나타난 것에서 궁궐 단청의 격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보고서는 문화재청 홈페이지와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서 볼 수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가 전통 단청안료에 대한 복원 연구와 국가지정 문화재 단청 보수 시 전통 소재 선택을 위한 기준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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