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번째 손가락 저리면 '팔꿈치 터널증후군' 의심해야

  • 등록 2016-11-30 오후 4:19:53

    수정 2016-11-30 오후 4:19:5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40대 초반 직장인 A 씨는 어느 날 갑자기 왼손 약지와 새끼손가락 부근에 저림 현상이 나타났다. 양치질을 하거나 회사에서 업무를 볼 때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손저림이 느껴져 불안한 마음만 더해 갔다.

최근 병원에서 실시한 신체검사에서 손바닥을 편 상태로 팔을 뒤집고 엎거나, 손목을 반복적으로 굽히는 동작에서 통증이 생겼다. 주로 팔꿈치 내측 상과에서 압통이 발생했다. 또 팔꿈치터널에서 척골신경을 자극하면 저릿한 증상이 4·5번째 손가락으로 내려오는 것을 확인했다. 초음파영상검사에서도 팔꿈치 척골신경이 부어 있는 것과 팔꿈치를 굽히거나 펼 때 척골신경이 내측 상과 위로 올라타는 척골신경의 불완전탈구가 관찰됐다.

심재현 청담마디신경외과 대표원장은 “저릿한 증상은 분명 손가락에 나타나는데 원인이 팔꿈치에 있다는 점에서 팔꿈치터널증후군은 다른 질환으로 오해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며 “팔꿈치관절 안쪽에 인대로 둘러싸인 터널을 통과하는 척골신경이 정상 위치에서 벗어나면 통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척골신경 위치가 변경되는 원인으로는 반복적인 팔꿈치 운동, 팔꿈치골절 등 외상, 팔꿈치 굴곡이나 혹에 의한 직접적 압박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은 팔꿈치관절 주변의 척골신경이 눌려 발생한다. 팔꿈치 통증과 약지 및 새끼손가락 부분의 손저림과 이상감각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 부위가 마비되면 손으로 하는 정밀 작업이 어려워지고 물건을 움켜쥐는 힘이 떨어지는 등 손의 주요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팔꿈치를 구부리고 턱을 괴거나, 컴퓨터나 책상 작업 시 팔꿈치관절을 심하게 굽히거나, 자신 머리 뒤로 팔베개를 하고 자는 습관 등은 팔꿈치터널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운동선수, 요리사, 가정주부 등 손과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서 자주 발병한다.

A 씨는 약해진 인대와 힘줄을 안정시키는 프롤로치료를 받았다. 1~2회 치료 후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줬던 손저림 증상이 점차 사라졌고 총 3회 시술 후에는 통증과 저린감이 해소됐다.

심 원장은 “초음파투시하에 진행된 프롤로치료는 병변을 찾아 직접 주사하고 치료 과정을 환자에게 설명해 신뢰와 안정감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4·5번째 손가락에 저림 증상이 발생하면 되도록 빨리 병원에 방문해 진단받는 게 중요하다”며 “치료 후에도 잘못된 자세나 무리한 동작 등으로 팔꿈치 내측 척골신경이 눌리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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