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비준 철회 법안 최종 서명

러시아, CTBT 비준 철회 확정
상·하원 만장일치 통과 뒤 푸틴 서명
"미국과 동등한 조건 위해 철회"
  • 등록 2023-11-02 오후 7:33:47

    수정 2023-11-02 오후 7:33:47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러시아가 2일(현지시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를 최종 확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CTBT 비준 철회 법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법령 웹사이트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CTBT 비준 철회 법안에 서명했다고 공지했다. 정부는 이번에 채택된 법이 “핵무기 통제 약속의 동등성을 회복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설명했다.

CTBT는 1996년 유엔 총회에서 승인된 조약으로 형태나 규모를 막론하고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러시아는 이 조약에 1996년 서명하고 2000년에 비준했으나, 미국은 1996년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미국이 CTBT에 비준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면서 러시아 또한 CTBT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후 러시아 상·하원이 만장일치로 CTBT 비준 철회를 의결했고, 이날 푸틴 대통령이 서명함으로써 철회를 최종 확정했다.

다만 러시아는 CTBT 비준을 철회해도 이 조약에 서명한 국가로서 먼저 핵실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앞서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2월에는 미국과의 핵 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 또는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할 경우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등 다른 핵보유국도 이를 뒤따르면서 전 세계 군비 증강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NN이 최근 공개한 위성 사진에 따르면 러시아와 미국, 중국은 지난 수년간 핵 실험장을 확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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