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통화스와프, 달러베이스 방식 가능성 커"(종합)

원화 주고 달러 받는 형식될 듯
사실상 유일한 달러 통한 스와프
위기시 외환시장 안전판 역할
  • 등록 2016-10-24 오후 4:11:12

    수정 2016-10-24 오후 4:14:06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현재 추진중인 한·일 통화스와프가 달러 베이스 양자교환(자국통화와 달러 교환)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달러를 통한 통화스와프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인상 및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이 커져 외환시장 불안이 확대되더라도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안정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사진)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일 통화스와프 관련해 일본 재무부와 규모와 시기 등 협의를 계속 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자국 통화를 주고 달러를 받는 달러베이스 교환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일 양국은 지난 8월28일 제7차 한·일 재무장관 회담을 열고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지난해 2월 100억달러 규모가 종료된 지 1년 6개월 만이다. 한국이 통화스와프 논의를 제안했고 일본이 동의를 하면서 구체적 규모와 시기 등에 관한 협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달러 베이스 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시 한국은 원화를 일본에 맡기고 달러를 받고, 반대로 일본은 엔화를 우리에게 주고 달러를 빌려가는 방식이다. 반면 중국·호주 등과 스와프는 상대국 통화를 주고 받는 자국통화와 원화 간 협정으로 이뤄져 있다.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협정은 달러베이스로 이뤄져 있긴 하지만 실제 자금을 이용하려면 다수 회원국의 동의와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가 필요해 상대적으로 이용이 쉽지 않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위기가 발생할 때 한일 통화스와프가 현실적으로 활용가능한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원-엔 간 직접 교환방식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송 차관보는 “현재 협상이 기재부와 일본 재무성 간에 이뤄지다보니 엔화를 관리하는 일본은행(BOJ)가 배제돼 있다”면서 “BOJ가 협상에 나서면 원화 베이스 교환 거래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도 주요 국제 통화로 달러베이스 스와프와 원-엔 직접교환방식 효과는 실질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중간에 달러를 바꾸는 과정을 거쳐야 해 거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는 게 단점이다.

한편, 송 차관보는 미국의 환율보고서 때문에 외환당국이 환율정책을 제한적으로 쓸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환율보고서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평가절하가 되든 절상이 되든, 쏠림이 있어 급격하게 시장이 움직이는 것에 대해 당국으로서 국제적으로 허용되는 수준에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15일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하며 외환시장에 대한 제한적 개입 등을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이 때문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움직여도 정부가 시장 개입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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