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삼성 반도체의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싱가포르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말을 아낀 채 귀국했다.
|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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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11일 오후 10시16분께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했다.
이 회장은 삼성의 반도체 위기를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갈 계획인지 묻는 말에 굳은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이후 올해 연말 파격적인 인사 계획이 있냐는 질문 역시 침묵을 지키며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 회장은 필리핀·싱가포르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동행했다. 지난주 출국해 현지에서 비즈니스포럼 등에 참석했다. 경제사절단 일정에 앞서 지난 6일에는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장 사업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 필리핀 칼람바에 있는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찾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공장을 직접 둘러봤다.
이 회장이 해외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8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반도체 호황기 속에서도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영업익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을 따돌리지 못하는 등 실적을 뒷받침하던 메모리 사업에서 타격을 입었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 사업은 여전히 적자를 보였다.
이 회장과 함께 경제사절단 일정을 소화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 시리즈에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2500를 탑재할 것인지 묻는 말에 “준비되는 대로 다시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노 사장은 실적 개선을 위한 전략과 중국의 거센 추격을 헤쳐나갈 방안에 대해서도 “기회가 됐을 때 준비되면 말씀 드리겠다”고 답했다. 올해 예고된 대규모 물갈이 인사 방향과 폴더블폰 외에 따로 구상하는 폼팩터에 대해선 “수고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등으로 짧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