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부동산 경매 시장에도 냉온이 뚜렷이 갈리고 있다. 강남 아파트엔 여전히 입찰자 수십명이 달라붙고 있지만 강북 경매 시장에 찬바람이 분다.
| 한강 변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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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경매 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48.6%다. 경매에 나온 아파트 중 주인을 찾은 물건이 절반도 안 된다는 뜻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도 내림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3,1%로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부 단지는 시세보다 싸게 나와도 주인을 못 찾았다. 지난달 서울북부지법엔 서울 강북구 수유동 ‘수유벽산아파트’ 전용면적 63㎡형이 최저 입찰가 5억3000만원에 나왔다. 지난해 같은 면적 최고가(6억59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싸게 나왔지만 입찰자가 한 명도 나서지 않았다. 북부지법은 다음 달 이 아파트 최저 입찰가를 4억2400만원으로 낮춰 다시 경매에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6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동대문구 휘경동 ‘서울가든’ 역시 지난달 최저 입찰가 5억5000만원에 경매에 나왔지만 유찰됐다.
유찰이 이어지는 강북과 달리 강남권 경매 시장에 아직 온기가 온다. 지지옥션이 조사한 지난달 강남3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113.0%. 다른 지역은 감정가 수준에서 낙찰가가 결정되지만 강남3구에서 아파트를 낙찰받으려면 감정가보다 13% 이상 가격을 써내야 낙찰을 노려볼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주 경매에 나온 서초구 방배동 ‘청광아트빌’ 전용 102㎡형은 약 17억5999만원에 낙찰됐다. 법원이 평가한 감정가(14억8000만원)를 19% 웃돈다. 송파구 방이동 대림아파트 153㎡형도 감정가는 18억3000만원이었지만 약 23억1779만원에 낙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는 시세대비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물건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