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만 잡다가 지지율 추락'…답 없는 황교안號

'투톱' 황교안·나경원, 외연 확장 못 해
쇄신 나서야할 황교안, 리더십 실종
"총선 전 박근혜 사면되면 자중지란"
  • 등록 2019-07-30 오후 5:45:33

    수정 2019-07-30 오후 5:45:33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최근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하락하자 ‘황·나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 체제 외에 한국당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마땅치 않다. 결국 황교안 대표가 스스로 쇄신해야 하는데 그럴 의지와 능력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복당파’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의 노선과 좌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권 욕만 잘하는 정당이 아닌 한국당이 추구하는 개혁과제를 인물과 정책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같은 당 김세연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도로친박당’ 비판을 “부인할 수 없다.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지지율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7월 4주차 한국당 지지율은 26.7%로 2주 연속 하락했다. 리얼미터 기준 2주 연속 20%대로 내려앉은 것은 황교안 체제 출범 이후 처음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문제는 당 지지율이 황교안 대표 체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만큼 하락하는데도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야권에서 황교안 대표만큼 인지도와 지지도를 가진 인물이 없다. 보수 진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2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차기 대권주자 조사에 함께 이름을 올리는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황교안 대표와 차별화하지 못해 당 외연 확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가 황 대표와 똑같은 포지션을 잡고 있다. 매일 청와대를 공격하고 안보 위기 프레임만 내놓는다”며 “중도층과 젊은 세대의 지지를 얻으려면 경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등 개혁 보수를 표방해야 하는데 이미 잡은 집토끼만 잡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비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을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들도 구심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탈당했다가 복당한 만큼 다시 탈당을 고려하기도 어렵다.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가 한국당으로 돌아오거나 손잡을지도 미지수다.

결국 황 대표 스스로 인적 청산과 보수 재건에 나서야 하는데 반대로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평가다. 당내 최대 계파는 여전히 ‘친황’이 아닌 ‘친박’이다. 황 대표는 최근 주요 보직에 친박계 의원들을 인선하면서 계파 갈등을 봉합하기는커녕 불을 지폈다. 박순자 의원만 해도 대놓고 지도부에 반기를 들고 있다. 지난 6월 말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인재 영입 리스트를 공개하자 정치권에선 “얼마나 급하면 뭐라도 보여주려고 저러나”라는 뒷말도 무성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고 설상가상으로 내년 21대 총선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될 경우 계파 갈등이 폭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친박계 한 한국당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될 경우 당 세력이 양분되고 우리공화당으로 넘어가는 의원이 생길 것”이라며 “수도권 의원들은 대표를 흔드는 등 그야말로 ‘자중지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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