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칼·한진 상승 vs 대한항공 ‘제자리’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투자목적회사 KGCI의 자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지분 9.0% 보유를 공시한 이후 한진칼(180640) 주가는 22.6%(5600원) 상승한 3만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에 비해서는 57.3%(1만1050원)나 급등한 수치다. 그룹 모태기업인 한진(002320)은 지난 15일 3만2950원에서 이날 4만7500원으로 44.2%(1만4550원)나 급등했다.
한진과 한진칼 주가가 급등하자 주요주주가 차익실현에 나서기도 했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과 두 자녀는 보유주식 3575주(0.03%)를 전량 매각, 1억4500만원가량 현금을 확보했다. 한진칼 지분 5%이상을 보유했던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23일 지분 1.11%를 매각해 지분율을 3.92%로 낮췄다. 크레디트스위스의 평균 매각가는 주당 2만6653원으로 총 228억6500여만원을 챙겨 갔다.
반면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진에어 주가는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다. 대한항공(003490)은 15일이후 이날까지 0.3%(100원) 오르는데 그쳤고, 진에어(272450)는 되레 0.9% 하락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한진칼 등이 지분 29.96%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국민연금(10.57%)이 유일하게 5%이상 주요주주에 올라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최근 유가 급락에도 항공주에 대한 부담이 여전하다는 비관과 내년 이후 잉여현금흐름이 1조원이상 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KCGI는 저평가된 한진그룹의 경영 개선을 목표로 내건 만큼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변경을 시도할 전망이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감사 1명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석태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2명, 감사 1명 등 4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현재 한진칼 지분 9.0%를 보유한 2대주주 KCGI가 국민연금(8.35%), 크레디트스위스(3.92%)를 비롯해 소액주주들과 함께 하면 조 회장 일가(28.95%)와 표대결을 벌일만 하다는 평가다.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으로 오너일가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탓이다. KCGI는 이사회 구성 변경 시도와 함께 적자사업부나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매각, 배당 확대 등도 요구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조양호 회장(사내이사)과 사외이사 1인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 등 9명으로 구성되며 자산총액 2조원을 웃돌아 이사회 내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있다. KCGI가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을 타깃으로 삼은 건 상대적으로 단순한 이사회 구성(가벼운 몸집)과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장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진의 경우 그동안 한진그룹 모태회사로 지배구조가 낙후됐던 만큼 본연에 충실한 투자와 영업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한진 주주구성은 한진칼 22.2%를 비롯해 조양호 회장 외 특수관계인 11.0%, 국민연금 7.4%, 쿼드자산운용 6.5%, 조선내화 6.0%, 자사주 1.4% 등이다.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에 따른 주가 상승과는 별개로 한진그룹 실적은 여전히 경기에 민감한 항공부문에 쏠려 있어 부담이다. 2017년말 기준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항공운송부문은 한진그룹내 자산과 매출, 상각전 영업익(EBIT)의 80%이상을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다.
NICE신용평가는 “한진그룹의 재무안정성 지표가 과거대비 개선됐지만, 항공운송 업계 경쟁구도 재편에 따른 경쟁심화 가능성, 대한항공의 재무안정성 추이 등은 향후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국영항공사, 저비용항공사 및 초저비용항공사 사업 확대에 따른 경쟁강도 심화, 미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추진 경과 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