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서 계속되는 난민참사…생후 4개월 시리아 아기 동사

  • 등록 2016-01-06 오후 7:05:01

    수정 2016-01-06 오후 7:05:01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전쟁터에서 벗어나 나은 삶을 찾아 나선 난민들의 참사가 터키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다.

터키 일간 사바흐는 6일(현지시간) 시리아와 접경한 터키 동남부 바트만 주의 천막에서 지내던 4개월된 시리아 아기 파리스 치드르 알리가 저체온증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숨진 아기의 아버지 알리 씨는 현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자신이 만든 천막을 난방할 연료를 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쿠르드어로 “목숨을 건지기 위해 시리아에서 도망쳤지만 이제는 추위에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천막을 난방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남은 3살짜리 자식도 살아 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국에 도움을 호소했다.

최근 터키 동부에는 폭설이 내리고 기온이 크게 떨어져 천막에 기거하는 시리아 난민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터키 서부 에게해서도 강풍에 파도가 거세지고 수온이 낮아져 그리스 섬들로 가려던 난민보트 사망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즈미르 주 아이발륵 앞바다에서 5일 발생한 난민보트 전복사고들로 숨진 사망자가 이날 34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전복된 난민보트가 몇 척인지, 몇 명이 타고 있었는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아 사망자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이발륵 해안에서 발견된 사망자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해 사망 원인은 가짜 구명조끼나 저체온증 등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전날 이즈미르 주에서 가짜 구명조끼를 제작한 업자를 검거하고 제품 1천260개를 압수했다.

이들 제품 겉면에는 유명 상표가 인쇄됐지만 값싼 스티로폼을 채워 구명조끼 기능이 거의 없었으며, 정품은 소매가격이 75리라(약 3만원)이나 위조 제품은 20리라에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간 사바흐는 시리아 난민 여성도 이 업체에서 가짜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터키에는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 250만여명이 피란왔지만 공식 난민캠프의 수용력은 25만명 수준에 그친다. 따라서 공원이나 폐가, 천막 등에서 기거하는 난민들이 상당수이며 값싼 임금에 불법 노동하는 사례도 많다.

유럽연합(EU)과 터키는 지난해 11월 EU는 터키에 난민촌 신설 등에 30억 유로를 지원하고, 터키는 난민들의 유럽 불법 입국을 차단하는 난민 대책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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