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폭로 운동’ 벌인 80만 유튜버 박승현 사망…“조문 거절”

헬스 유튜버 박승현, 향년 34세로 사망
유족 “건강상 이유…부모님 상심 커 조문은 거절”
국내 보디빌딩계 ‘약투 운동’ 이끌어
사망 하루 전 고통 호소 “열정도 목표도 사라졌다”
  • 등록 2025-01-06 오후 6:54:24

    수정 2025-01-06 오후 7:00:42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구독자 83만명을 둔 보디빌더 출신 유명 헬스 유튜버 박승현이 34세를 일기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헬스 유튜버 박승현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34세. 사진=박승현 인스타그램
6일 박 씨의 친형은 박 씨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25년 1월5일 오후 3시51분 제 동생 승현이가 건강상의 이유로 하늘나라 갔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님의 상심이 커 빈소 조문은 받지 않습니다. 위로의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길 바랍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고인의 영정사진을 함께 올렸다.

박 씨는 구독자 83만 명을 보유한 유명 유튜버로, 보디빌딩 업계와 피트니스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2019년,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튜브 채널에서 보디빌딩 업계에 만연한 스테로이드 남용 사례를 폭로하며 스스로도 약물 오남용을 했음을 고백하는 영상을 게재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유튜브 활동 초기부터 약물 사용 경험을 솔직히 밝혀왔으며, 이를 계기로 약물 사용 실태를 고발하는 이른바 ‘약투 운동’이 국내 보디빌딩·피트니스계에 확산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박 씨는 이후 불법 약물 사용 및 판매 혐의(약사법 위반)로 스스로 경찰에 자수했고, 2019년 11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유튜브 활동을 중단하고 재개하기를 반복하던 그는 지난해 10월, 약 10개월 만에 활동을 재개하며 우울증을 앓고 있음을 고백했다. 그는 당시 영상에서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팬들과 소통을 이어가기도 했다.

또한 고인은 비보가 있기 하루 전 남긴 게시물에는 “오늘은 이두 운동. 체중이 110kg 에서 정체되었다. 먹는 노력을 안 하기 때문. 열정도 목표도 사라졌다. 많이 외롭다”는 글을 적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박 씨는 사망 5일 전까지만 해도 훈련 영상을 채널에 올렸던 터라 갑작스러운 비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항상 힘들고 불안해 보였는데 편히 잠들길” “너무 젊은 나이에 떠나셨다” “하늘에선 행복해야 해 형”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등의 댓글을 달며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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