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들은 애통해 하면서도 고인의 성추문 의혹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치면서 말을 아꼈다. 차기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인터뷰 등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야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선 고인의 사망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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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부터 여권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박홍근, 남인순, 기동민, 김원이, 천준호, 허영 등 10여명의 의원들은 빈소가 마련되기 전부터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지켰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들은 오후 빈소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를 전하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참 오랜 인연을 쌓아온 분인데 너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고 노 실장은 전했다. 고인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문 대통령은 민변 활동을 함께 하면서 인연을 이어왔다.
청와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난 극복 전략으로 제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발표 날짜를 예정됐던 13일에서 14일로 하루 미뤘다. 13일로 예정된 고인의 발인 일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들은 앞서 정오께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이 대표는 “70년부터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 해 온 오랜 친구”라며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서 참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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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더 이상 뵐 수 없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애통해 한 이재명 경기지사는 오후 늦게 빈소를 찾았지만 취재진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전날 오찬을 함께 하기로 돼 있었던 정세균 국무총리는 평소와 별로 다르게 못 느꼈다고 했다. 고인은 오찬을 앞두고 정 총리에게 전화로 `몸이 아프다`며 약속을 취소했다. 정 총리는 “다른 별 말씀 없었고 `약속을 지킬 수 없어 유감이다`해서 건강상의 문제인 걸로 생각했다”면서 “서울 시민들을 위해 할 일이 많으신 분인데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빈소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등 주한 외교사절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추모 열기 속 피해 호소인 `2차 가해` 우려 목소리도
일부에선 고인을 향한 추모 열기에 밀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화 ‘굿 윌 헌팅’ 속 ‘네 잘못이 아니야’(It‘s not your fault)란 영화 대사를 인용한 그는 “벌써부터 시작된 ’2차 가해‘와 신상털이에 가슴팍 꾹꾹 눌러야 겨우 막힌 숨을 쉴 수 있을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당신‘은 성추행 혐의로 박 시장을 고소한 전직 서울시청 직원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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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은 조문 일정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고인이 성추행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는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특별시장으로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7시 기준 18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됐지만 그렇다고 그게 떳떳한 죽음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나”면서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나. 대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건가”라고 썼다. 그러면서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