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임인년 (壬寅年) 새해 차기 대선 관련 각종 여론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앞서고 있다는 결과가 잇달아 나왔다. 특히 이 후보의 취약층으로 분류됐던 `이대남`(20대 남성)에서 지지율이 처음 역전되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윤 후보는 `2030세대`뿐만 아니라 보수 텃밭 등 핵심 지지층에서도 출렁이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골든 크로스`라기 보다 `데드 크로스`”라면서도 윤 후보에게는 `위기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 그래픽=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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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6~31일 전국 18세 이상 30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8%포인트), 이 후보는 40.9%로 지난주 보다 1.2%포인트 상승한 반면, 윤 후보는 39.2%로 1.2% 포인트 떨어졌다.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31일부터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선 이 후보 41%, 윤 후보 37.1%로 격차 폭이 3.9%포인트로 벌어졌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총 11건의 여론조사 결과 모두 이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윤 후보를 제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상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눈 여겨 볼 점은 이 후보가 대표적 취약 지지층인 `이대남`에서도 오름세를 보인 점이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윤 후보는 20대 남자에서 14% 포인트 급락한 25.0%를 기록한 데 비해 이 후보는 9.3% 포인트 급상승한 38.3%을 기록해 지지율 역전이 일어났다. KSOI 조사 결과에서도 이 후보는 남성(47.1%)층에서 5.1%포인트, 20대(32.2%)에선 6.6%포인트 올랐다.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논란 △이준석 당 대표와의 지속적인 갈등 △이수정·신지예 등 페미니즘에 목소리를 낸 인사 영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20대·수도권·여성층은 윤 후보가 이 후보 보다 오랫동안 강세를 나타냈던 계층”이라며 “현재 여론조사 결과에선 이 계층들에서 이 후보가 팽팽하거나 앞서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20대와 여성의 경우 김건희씨 논란과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으로 많이 출렁였다”며 “20대의 경우 부동층이 적게는 20% 후반, 많게는 30%, 40% 육박하는 정도로 지지 후보를 철회하고 혹은 `샤이`한 부분으로 바뀐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통 강세 지역과 70대 이상의 지지율도 붕괴하는 조짐이 보인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후보는 이례적으로 ‘PK’에서 3.0% 포인트 빠지고, 보수층 역시 2.3%포인트 떨어졌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전국지표조사(NBS)가 60대와 70대 이상을 구분하는데, 12월 마지막 조사에서 윤 후보의 핵심 지지기반인 70대 이상과 대구·경북(TK)에서 지지율 하락이 나타났다”며 “일종의 핵심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층에서 흔들림이 나타난다면 굉장히 위험한 신호”라고 꼬집었다.
다만 아직까진 지지율 변화 양상이 이 후보의 자체 상승 영향 보다는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따른 현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택수 대표는 “이재명 후보쪽으로 지지율이 옮겨가기보다는 부동층이나 안철수 후보 쪽으로 옮겨갔다. 윤석열 후보의 하락이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