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되는 북가좌6구역 수주전…DL이앤씨, ‘아크로’ 제안

당초 신규 브랜드 '드레브372' 밀었으나
롯데 견제해 공사비 변경 없이 '아크로' 제안
"수주전서는 유리해져도 분쟁 가능성 남아"
  • 등록 2021-08-05 오후 5:55:44

    수정 2021-08-05 오후 5:55:44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1970가구 규모의 북가좌6구역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롯데건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DL이앤씨가 조합원들에게 공사비 변경 없이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ACRO)’를 사용하겠다고 제안했다. 상대방인 롯데건설이 같은 하이엔드급 브랜드 ‘르엘’을 제안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DL은 아크로 제안으로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이다. 다만 첫 사업 제안과 다른 내용을 제시한 것은 향후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DL이앤씨가 제안했던 드레브372 메인 투시도(사진=DL이앤씨)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권수영 DL 주택본부 대표는 이날 열린 1차 합동설명회에서 조합원들에게 “공사비 변경 없이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초 이 사업지에 ‘드레브372’란 신규 브랜드를 적용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이날 설명회에서 공사비 변경 없이도 기존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를 적용해주겠다고 조건을 변경한 것이다.

이는 수주전 경쟁사인 롯데건설을 견제한 조치로 풀이된다. 롯데건설은 이미 북가좌6구역에 ‘르엘’을 제안해뒀다. 롯데건설이 강북권역에 르엘 브랜드를 제시한 것은 북가좌6구역이 처음으로, 이로 인해 북가좌6구역 조합이 롯데건설과 계약할 경우 강북에 최초의 ‘르엘’ 단지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됐다.

그러나 이에 맞서 DL 측이 ‘아크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수주전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는 원래 14일이었으나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상태다.

다만 DL 측이 당초 사업 제안과 다른 내용을 들고 나왔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향후 법적 갈등이 벌어지면 사업 지연으로 공사비가 증가하는 등 조합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조합 측에 따르면 입찰참여제안서 제출 이후 제안 내용과 다르게 홍보할 경우에는 입찰 자격이 박탈된다.

앞서 DL은 입찰 제안 당시 아크로를 선택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상품 및 도급금액 변경이 수반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에서는 공사비 등을 변경하지 않고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한다고 밝혀 분쟁 여지 등을 남겼다.

DL 관계자는 “이미 사내 브랜드심의를 통해 이 사업지에 설계 변경 없이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재개발·재건축 전문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입찰 제안서 제출 기한을 둔 것은 그때까지 제안 내용을 확정 지으라는 취지”라며 “입찰 제안 당시 내용과 현장설명회 내용이 달라진다면 입찰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DL이앤씨가 시공자로 선정된다면 타 시공사 등에서 입찰 절차 위반을 이유로 입찰 효력을 다투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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