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 中확진자 동선에 클럽바 3곳…비난 폭주에 “나도 피해자”

무직 20세 확진자 동선 유출 '신상털기'
억울함 호소 "할머니 감염 사실 몰랐다"
  • 등록 2020-12-10 오후 4:34:06

    수정 2020-12-10 오후 4:34:06

청두 확진자 동선으로 유포된 사진. 사진=웨이보 캡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에서 최근 각 지역에 산발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쓰촨성 청두에 거주 중이 한 20대 확진자가 하루 동안 클럽바 3곳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져 마녀사냥에 시달리고 있다.

10일 중국 펑파이신문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보건당국은 청두시에서 추가로 4명의 확진자와 1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발견됐다고 전날 밝혔다. 그런데 이 가운데 자오(趙)모 씨의 동선이 논란이 됐다.

자오 씨는 고정 직업이 없는 20세 여성으로 지난 7일 확진 판정을 받은 부부의 손녀로 다음날 진행한 코로나19 핵산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최근 14일간 동선에는 네일아트샵과 식당, 그리고 여러 곳의 클럽바 이름이 나열됐다.

이 정보가 공개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SNS에는 관계자로부터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오 씨의 구체적인 동선을 그린 지도가 퍼져나갔다. 지도를 보면 자오 씨는 6일 하루에만 청두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3곳의 술집을 다녔다.

중국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한때 ‘청두 확진자 손녀’라는 실시간 검색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자오 씨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클럽 3곳을 누비고 다녔다”며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확진자 자오 씨의 사진이라며 가짜 사진이 유포되기도 했다.

결국 자오 씨는 9일 중국의 한 포털에 익명으로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자신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그 청두 여자’라고 소개하며 “모든 청두 시민에게 사과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난 그저 코로나19 확진자일 뿐”이라며 “확진 사실을 알고 가장 먼저 방역당국에 협조해 확산을 막았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에 나에 대한 유언비어가 떠도는 것을 봤고 나와 내 가족들을 비방하고 욕하는 글들을 봤다”며 “난 그저 부주의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나도 한명의 피해자인데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날 공격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자오 씨는 “난 클럽바에서 분위기와 마케팅 홍보를 책임지는 일을 해왔다”며 “누가 내 개인 정보를 폭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제부터 계속 휴대폰으로 전화, 문자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당시 할머니께서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알지 못했다”며 “만약 그 사실을 알았다면 결코 밖으로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오 씨가 글을 올린 이후 중국 내 여론도 돌아섰다. 중국 매체들도 “지나친 신상 털기”, “우리가 싸워야 할 상대는 바이러스”라며 자오 씨를 옹호했다.

청두시 경찰 당국은 확진자의 신분 정보와 동선을 인터넷에 최초 유포한 24세 남성 왕(王)모 씨를 찾아 자백을 받았다. 당국에 따르면 왕 모 씨는 해당 사실을 반성하고 있으며 ‘중화인민공화국 치안관리 처벌법’ 위반으로 행정 처벌을 받았다.

한편 청두시 보건당국은 9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 6명의 확진자와 1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발견됐다. 청두시는 이들과 같은 동선에 있던 시민 누적 73만9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샘플을 채취했으며 계속해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