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카셰어링 업체...정의선 거침없는 '미래차 기술 쇼핑'

현대차, 연이틀 투자 발표
통신반도체 칩 생산 오토톡스 이어
호주 차량공유 '카 넥스트 도어' 투자
  • 등록 2018-07-04 오후 8:11:55

    수정 2018-07-04 오후 8:11:55

[이데일리 피용익 노재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들어 한 달에 한 번 꼴로 발표되던 외부 업체와의 투자·협력은 최근 빈도가 잦아졌다.

현대차(005380)는 카넥스트도어에 상호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이르면 2020년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지난 2013년 호주에서 카셰어링 사업을 시작한 카 넥스트 도어는 개인이 개인에게 시간 단위로 차를 대여해 주는 개인 간 거래(P2P) 방식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 업체다. 차를 소유한 사람이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자신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를 설정해 놓으면 주변에 차가 필요한 고객을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카 넥스트 도어와 첨단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카 넥스트 도어와 협업해 고객의 차량과 스마트폰을 연결해 주는 ‘현대 오토 링크(Hyundai Auto Link)’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호주 현지에 판매하는 신차에 폰 커넥티비티를 통해 도어 개폐와 차량 시동을 걸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카넥스트도어와 신개념의 서비스를 호주 시장에 선보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현대차 신차에 탑재될 폰 커넥티비티 기능이 카 넥스트 도어의 혁신적인 차량 공유 플랫폼과 결합해 소비자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 넥스트 도어 로고. 현대차 제공
카넥스트도어는 전날 이스라엘의 차량용 통신 반도체 설계 업체 오토톡스에 대한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외부 투자 발표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그동안 고수하던 ‘순혈주의’를 버리고 다른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로 대표되는 미래차 개발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ICT 기업들과의 협력 없이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작업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에서 “기술 개발 선도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해 글로벌 IT기업들과 협력 추진이 필요하다”면서 “글로벌 전문 기업은 물론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 협업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언급 이후 현대차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속도를 냈다. 지난해 음성인식 정보검색 업체인 사운드하운드, 자율주행 업체인 옵시스와의 전략적 협업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는 오로라(자율주행), 아이오닉머티리얼(배터리), 메타웨이브(자율주행), 그랩(카헤일링), 바르질라(배터리), 오토톡스(통신반도체), 카넥스트도어(카셰어링)에 대한 투자 및 협력을 속속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설립이 모두 완료되면 외부 전문 기업들과의 기술 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미국의 ‘현대크래들’이 개소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서울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중국 베이징, 독일 베를린에도 연내 센터를 개소할 계획이다.

정의선(오른쪽)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CES 아시아 2018’에서 자오용 딥글린트 CEO와 함께 기술 협력 파트너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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