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 2년 새 평균 8232만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년과 비교해 올해 아파트 전세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세 재계약 비용이 2년 전에 비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전세 갱신을 하려면 여전히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해 내 집 마련과 전세 재계약을 놓고 고민하는 세입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전셋값 상승액 지역별 편차 심해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재계약 비용은 평균 8232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세 재계약 비용은 2년 전 전셋값 대비 상승액으로, 12월 현재 전세 재계약을 할 경우 집주인에게 2년 전보다 평균 8232만원을 올려줘야 한다. 올해 서울 전세 재계약 비용은 지난해(8536만원)와 비교해서는 213만원(2.5%) 줄었다.
금천구는 같은 기간 전세 재계약 평균 비용이 4779만원에서 6049만원으로 26.6%(1270만원) 늘어 상승률 2위를 차지했다. 은평구 전세 재계약 비용도 2015년 말 6402만원에서 올해 말 7612만원으로 18.9%(1210만원) 늘었다.
반면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 아파트 전세 재계약 비용은 크게 낮아졌다.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 주변에 신도시가 대거 들어서면서 임대수요가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서초구의 경우 지난해에는 전세 계약을 갱신하려면 1억 4778만원을 올려줘야 했으나 올해는 1억 2445만원으로 2322만원 내렸다. 강남구 역시 같은 기간 전세 재계약 비용이 1억 4898만원에서 1억 3415만원으로 떨어졌다. 송파구도 1억 972만원에서 9672만원으로 내렸다.
전셋값 3배 뛴 세종시…입주 물량 많은 곳에선 ‘역전세난’ 우려
전국 시·도별로도 전세 재계약 비용 격차가 컸다. 올해 전국 아파트 재계약 비용은 지난해 평균 4257만원에 비해선 11.3%(469만원) 줄었다. 올 한해 전셋값이 작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재계약 비용도 감소한 것이다. 부동산114 통계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2.09% 올랐으나 올해는 3.61%로 오름폭이 크게 둔화했다.
반면 세종시의 재계약 비용은 지난해 976만원에서 올해 4188만원으로 무려 3212만원이 증가했다.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8.56% 오르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11.19%로 오름폭이 커졌다. 올 들어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면서 전셋값이 강세를 보인 것이다. 대전시도 지난해 재계약 비용이 804만원이었지만 올해는 1712만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내년에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6만 5764가구로 올해(29만 882가구)보다 7만 5000여가구 많다. 게다가 시·도별로 보면 경기도는 올해 8만 7506가구에서 11만 9813가구로 36.9% 급증하는 반면, 제주도는 입주 물량이 올해와 비슷한 2500여가구에 불과해 지역별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역시 내년 입주 물량이 2만 7516가구로 올해(2만 3779가구)보다 4000여가구 많다. 여기에 강동구와 영등포구, 송파구 등은 각각 5344가구, 3141가구, 2614가구 등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경기도 택지지구 등 특정 지역에 내년도 입주 물량이 쏠려 있는 만큼 전셋값과 매맷값이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싼 전셋집을 구하거나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무주택자들은 내년 입주 물량이 집중된 지역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