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찬우 인턴기자] 아시아 최초로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경매가 복제 뼈 논란이 불거지면서 결국 취소됐다.
|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된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 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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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경매업체인 크리스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위탁자와 협의해 오는 30일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경매를 취소하기로 했다. 화석 견본은 박물관에 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측은 경매 취소 이유에 대해 “추가 연구를 통해 얻는 이익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복제 뼈 사용 논란이 진짜 이유라는 게 세간의 관측이다. NYT는 공룡 화석에 얼마나 많은 복제 뼈가 많이 포함됐는지를 둘러싸고 끊임없는 논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은 미국 화석 전문회사 블랙힐스 지질학연구소가 2020년 자사가 3180만달러(약 430억원)에 판매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의 두개골 및 턱뼈가 이번에 공개된 견본과 유사하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경매 위탁자가 화석의 모자란 부분을 자사가 판매하는 모형으로 채웠다는 것이 블랙힐스 측의 주장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의 뼈 개수는 평균 300~380개로 알려졌는데, 홍콩 경매에 출품된 공룡 화석의 진짜 뼈가 79개뿐이라는 점도 블랙힐스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블랙힐스의 문제 제기 이후 크리스티는 홈페이지 내 화석 정보자료를 수정해 “기존의 화석 구조에 블랙힐스가 제작한 복제 뼈를 추가한 것”이라고 뒤늦게 해명했다.
피터 라슨 블랙힐스 소장은 경매 취소 소식을 접한 뒤 “크리스티가 옳은 일을 했다”며 환영했다.
앞서 크리스티 측은 화석 경매를 추진하면서 “박물관에 전시될 수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수준의 견본을 자랑한다”며 적극 홍보했다. 아시아 최초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경매였다는 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티렉스 화석 예상 낙찰가는 1500만~2500만달러(약 203억~340억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