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리조트는 수도권의 36홀 규모 유명 골프장인 아시아나 컨트리클럽(CC)을 보유하고 있다. 형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 실패로 시장에 나온 매물을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거두겠다고 나선 것이다. 향후 매각의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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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리조트 인수전에 금호석화·호반건설 등 출사표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이날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안진회계법인을 통해 진행한 금호리조트 매각 예비 입찰에는 금호석유화학, 호반건설 등 복수의 후보군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당초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KT, 대명소노그룹, 문영그룹 등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294870)로의 매각이 무산된 이후 차입금 상환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 자산 매각에 착수했다. 그 첫 단계가 금호리조트 매각이다.
금호리조트는 국내·외 골프장과 리조트 등을 보유한 레저 업체다. 경기 용인시 소재 36홀 회원제 골프장인 아시아나CC가 핵심 자산이다. 서울·수도권 접근성이 좋은 입지에 대형 고급 골프장이라는 희소성을 갖췄다. 최근 코로나19 반사 이익 영향으로 골프장 몸값이 쑥쑥 올라가는 추세다.
매각을 앞두고 진행한 감정 평가에서 3000억원 넘는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홀당 약 100억원 규모다.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CC 외에도 금호설악·제주·통영마리나·화순리조트, 아산스파비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골프장 및 리조트인 웨이하이포인트 호텔앤리조트도 운영 중이다. 시장에서는 골프장과 리조트를 더한 금호리조트 가치를 30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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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상대인 호반건설도 무시하기 어렵다. 자산 규모가 9조원에 육박하는 데다, 최근 3년 새 리솜리조트와 경기 이천시 덕평컨트리클럽(CC), 서서울컨트리클럽(CC)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레저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어서다. 호반건설과 금호석유화학이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각각 2743억원(지난해 말 기준), 5676억원(올해 9월 말 기준)으로 실탄도 넉넉하다.
향후 매각의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보들은 리조트 부문의 시설이 낡고 코로나19로 경영 부진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리조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3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325억원에 달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16년에도 거래 가격의 눈높이 차를 이유로 파주 CC 인수를 철회한 바 있다. 호반건설도 과거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대우건설(047040) 인수를 중도에 접는 등 거래 조건을 깐깐하게 살핀다는 평가를 받는다.
IB 업계 관계자는 “금호리조트가 보유한 콘도 등은 시설이 노후해 인수 후 수리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수 있다”며 “아시아나CC만 따로 떼어내 파는 것이 아닌 만큼 골프장과 리조트 통매각 가격이 거래 성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예비 입찰 참여자 중 적격 예비 인수 후보(쇼트 리스트)를 선정해 실사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