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미래 기술 수출 규제를 골자로 한 규정 개설을 검토 중이며 다음달 19일까지 의견 수렴을 통해 새로운 수출 통제 목록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 통제 목록에 올라간 기술이나 제품을 다른 국가로 수출 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산업안보국이 현재 규제를 검토하는 대상에는 생명공학과 인공지능(AI), 위치·시간 정보 측정, 마이크로프로세서, 고급 컴퓨팅, 데이터 분석, 3D 프린팅, 두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양자 정보 처리 등이 포함됐다.
중국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미래 전략 사업과 겹치는 만큼 이번 조치가 실제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미 미국은 올 들어 화웨이나 ZTE, 푸젠진화 반도체 등 중국 기업들의 기술 탈취를 문제 삼아 수출을 금지하는 등 제재를 취한 바 있다.
반면 중국은 무역 불균형 해소나 지식재산권 보호 조치 등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제조2025’ 수정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실제로 중국이 앞서 미국에 무역협상을 앞두고 구체적 양보 방안을 담은 타협안을 전달했는데 이 내용에는 산업 정책 변화는 수록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의 양보안이 미국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 이달 말 미·중 정상 회동이 어려울 것이란 외신들의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실물경제지표가 약세로 돌아서고 위안화 약세까지 겹친 중국으로선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번에 제출한 자신들의 양보안을 미국에 관철하며 갈등을 끝내고 싶은 모양새다.
중국은 관세 등을 둘러싸고 미·중 관계가 악화한 지난 9월 미 해군 강습상륙함인 와스프함의 홍콩 입항을 거부하는 등 강경 태세를 유지한 바 있다.
두 달 전과 달리 이번엔 남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한 항모의 홍콩 입항을 허가한 것이다. 이는 미·중 정상회동을 앞두고 갈등 수위를 조절하고 미국에 손길을 내미는 태도란 해석이 나온다. 전 미국 중앙정보부(CIA) 분석관인 크리스존슨은 “무역갈등은 매우 복잡한 문제라 두 정상의 만남으로 완전한 합의에 이르긴 어렵다”면서도 “일종의 ‘프레임워크 합의’에는 이를 수 있으며 이 합의를 바탕으로 관세를 현행 수준으로 동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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