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본격 증시 복귀하나…"순매도 상위株 주목"

개인 매도 5년 만에 최대치…“순매도 상위 수급개선 기대”
수급 곳간 ‘1월 효과’로 빠르게 채워질 가능성 커
개인 순매도 대주주 지분매각도 한몫…"지주사 지배력 강화 주목"
  • 등록 2017-12-28 오후 8:37:31

    수정 2017-12-28 오후 8:37:31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매물 폭탄’을 쏟아내고 있으나 오히려 이들이 판 순매도 상위 종목에 관심을 둘 때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주식양도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요건’을 비켜가기 위한 물량이었던 만큼 ‘1월 효과’ 발현 시 재매수로 전환할 공산이 커서다.

28일 한국거래소 및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총 3조664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 2012년 8월(4조6681억원) 이후 5년 남짓 만에 최대치다. 코스닥시장에서의 개인 순매도 금액은 1조4677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연말 주식양도세 부과 기준 확정일(26일)을 앞두고 세금 회피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12월 결산법인은 12월 말 기준으로 대주주 해당 여부를 점검하는데 내년에 주식을 양도할 때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소액주주에 해당하려면 올해 말 종목당 시가총액을 15억원 미만으로 보유해야 한다. 여기서 15억원 기준으로 주식을 일부 양도할 경우 폐장일 2일 전에 양도 주문을 해야 하고 남은 수량이 2일 동안 주가가 오를 것을 예상해 양도 수량을 결정해야 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폐장과 함께 12월 결산법인의 양도소득세 이슈가 해소되면서 기존 매도자들도 재매수로 전환할 여건이 형성됐다”며 “이달에 개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서 수급개선을 먼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1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들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LG전자(066570)(3426억원), 한국타이어(161390)(3253억원), 삼성전자(005930)(3231억원), 넷마블게임즈(251270)(2931억원), 네이버(035420)(2648억원), 엔씨소프트(036570)(2192억원) 등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068270)(4710억원), CJ E&M(130960)(1057억원), 원익QnC(074600)(1014억원), 포스코켐텍(003670)(766억원), 메디포스트(078160)(652억원) 순이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연말 개인의 대규모 매도로 바닥을 들어내고 있는 수급 곳간은 ‘1월 효과’ 발현시 빠르게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개인 순매도 규모가 커진 데는 대주주 지분매각 영향도 있어 지주회사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고경범 연구원은 “수조원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매도를 고액 자산가의 절세 목적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올해 개인 매도에는 대주주의 지분매각 기여도가 높다는 것도 추론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주주 지분 매각으로 최대주주 변경이 되는 종목들이 다수 발견되고 있어서다. 단일 거래 기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매도 상위 종목으로 원익QnC(074600), 한국타이어(161390), 한국철강(104700), LG상사(001120) 등을 꼽았다.

예컨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지난 26일 자회사 보유 지분 강화 목적으로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보유한 한국타이어 주식 598만 7994주를 매입했다. 이에 조 회장의 한국타이어 지분은 10.5%에서 5.6%로 줄었다. 고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와 같이 지주사가 오너 일가의 지분을 전량 인수해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사례도 있다”며 “지주사를 통한 기업 지배력 확대로 지분 소유를 일원화하는 양상이 앞으로도 나타날 것으로 보여 지주회사 지배력 강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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