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유치원 이상징후에도…설계감리자 "이상 없다"는 의견에 휴업 유보

유치원생 사고 전날까지 정상 등교 '비판'
교육청, 사고난 후에야 상도유치원 이상 파악
"돌봄공백 우려에 휴업 결정 못했다" 해명
교육청 "추후 휴업관련 대응 조치 마련할 것"
  • 등록 2018-09-13 오후 4:32:57

    수정 2018-09-13 오후 4:34:34

서울 동작구 서울상도유치원이 지반 불안으로 기울어지는 사고가 난 지 닷새째인 지난 10일 오전 상도유치원이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서울시교육청은 상도유치원 건물에 이상징후가 발생했음에도 원생들이 사고가 발생한 당일에도 등원한 이유에 대해 “설계감리자가 건물에 이상이 없다고 의견을 내 유치원 원장이 휴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서울상도유치원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과정을 조사해 상도유치원 안전대응 상황 중간점검을 발표했다.

교육청 조사 결과 사고가 발생하기 전날인 지난 5일 동작관악교육지원청·안전진단업체·현장소장·설계감리자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대책회의 때도 휴업은 결정하지 않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은 맞벌이 가정의 돌봄 공백 우려 때문에 당장 휴업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며 “사고 전날 열린 대책회의에서 시공사가 9월 7일까지 보완대책을 내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설계감리자가 현재 공사현장이 안전하고, 옹벽의 벌어진 틈도 허용 오차 범위에 있어 앞으로 건물에 더이상 변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건물 벽에 틈이 발생한 지난달 22일 이후 이상징후가 심각해졌음에도 유치원생들이 정상 등원하는 등 교육당국이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상도유치원은 올해 3월경 유치원 인근에 다세대 신축공사가 있음을 인지하고 토목전문가인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에게 지난 3월 31일 현장 자문을 의뢰했다. 유치원은 따로 자체예산을 들여 5월 31일 안전진단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6월과 7월 안전진단을 받았다. 이때는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그러나 8월 22일 3차 계측시 건물 밖 옹벽의 신축줄눈이 30~40㎜ 증가하고, 일부 바닥의 균열도 추가 진행됐다. 지난 4일 오전에는 건물 밖 옹벽 상부에 30㎜ 균열과 지상 1층의 벽체 균열이 발견되는 등 건물에 이상이 생겼다.

교육청은 사고 발생 이후에야 상도유치원에 문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상도유치원은 설계감리자와 시공사 등의 의견으로 휴업을 결정하지 못했다.

결국 시공사가 보안대책을 내놓기 전인 지난 6일 밤 11시 공사장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서울상도유치원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휴업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조치하는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겠다”며 “학부모들의 안전 감수성에 맞춘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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