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지난 9월 연방준비제도가 ‘빅컷’(50bp인하) 결정을 단행할 당시 위원들간 격결한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참석자는 50bp(1bp=0.01%포인트)인하를 선호했지만, 복수의 참석자는 큰 폭의 금리인하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럼에도 만장일치에 가깝게 ‘빅컷’이 이뤄진 것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위원들을 설득해 밀어붙인 것으로 해석된다.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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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대다수(Substantial majority) 위원이 50bp 금리 인하를 지지했다”라면서도 “일부(some) 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를 선호했다고 언급했으며, 소수(a few) 다른 위원은 그런 결정을 지지할 수 있었음을 시사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회의록은 “몇몇(several) 참가자들은 25bp 인하가 점진적인 정책 정상화 경로에 부합해 FOMC 위원들이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정책의 제약적인 수준을 평가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일부(a few) 참가자들은 25bp인하가 보다 예측 가능한 정책 정상화 경로를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고 설명했다.
통상 연준 의사록에서 소수(a few)는 2~3명, 일부(some)는 3~5명을 의미한다. 몇몇(several)은 이보다 많은 4~6명 정도를 가리킨다. 이를 고려하면 25bp인하를 지지한 위원들이 상당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지난 9월 회의에서 금리결정 투표권을 가진 12명 위원 중 유일하게 25bp인하를 결정한 인사는 미셸 보먼 이사 1명이었다. 하지만 의사록에서는 복수의 이사들의 회의 중에 25bp 인하를 선호하고 지지를 보냈던 점을 고려하면 파월 의장이 결국 위원들을 설득시켜 ‘빅컷’ 결정을 이끌어 냈음을 시사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의사록에 따르면 25bp 인하 진영이 상당수 있었음을 의미한다”며 “결국 파월 의장이 빅컷을 밀어붙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점진적 금리 인하를 원하는 위원들이 상당수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11월과 12월 빅컷 가능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9월 고용이 ‘서프라이즈’를 보이며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보여줬던 만큼 추가적인 ‘빅컷’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도 지난달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연례회의 연설에서 “연준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는 위원회가 아니다”며 추가적인 빅컷 가능성을 차단한 바 있다.
물론 파월 의장은 데이터에 의존해 매번 정책을 결정하기로 한 만큼 10월 고용이 급격하게 악화할 경우 ‘빅컷’ 가능성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더는 고용 악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천명한 만큼 시장은 파월이 다시 위원들을 설득해 추가 ‘빅컷’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져버리지 않았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은 “정책입안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사라지고 있고 일자리 성장이 잠재적으로 약화할 수 있다는 데 동의를 한 점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카드가 계속 테이블 위에 있음을 보여줬다”며 “결론은 파월 의장이 시장 편에 서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