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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시작 전부터 여야는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은 본회의장 앞 출입구 양옆에서 ‘국민의힘 의원님께 호소합니다. 순직해병특검법 재의표결에 찬성해주십시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섰다. 이어 “국민의힘은 특검법 수용하라”, “순직해병특검법 찬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은 야당을 마주 보고 서서 ‘방송장악법 국민과 함께 거부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서 “방송장악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은 본회의 시작 시간인 오후 2시를 넘어서까지 대치를 이어갔다. 야당이 먼저 2시 10분께 피켓시위를 중단하고 본회의장에 들어갔고, 국민의힘도 이어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채해병 특검법 관련해 국회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미 통과되고 추진됐어야 할 법안이 대통령의 무자비한 거부권으로 재표결의 순간을 맞이했다”며 “국민 앞에 오만의 고개를 드는 정권이 부끄럽고 국민의 생명과 의견을 외면한 채 대통령과 여사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국회의원이 부끄럽다”며 정부·여당을 직격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들께서는 이번 채해병 특검법안이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특검법안인지 잘 알고 있다”며 “현 정부를 뒤흔들고 흠집을 내어 오로지 그들의 아버지라고 하는 이재명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사전포석에서 이루어진 것임이 너무나 자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탈표에 대해 “채해병 특검법이 위헌적 요소가 많은, 문제 많은 법이라고 저희가 평가했고, 그 부당함을 의원들이 확인하고 부결을 시켰다. 여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채해병 특검법이 부결되자 야당은 곧장 규탄대회를 열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죄를 지어서 특검을 거부하는 것이라던 대통령이 특검법을 거부했다”며 “범인이 누구인지 온국민이 이제 다 알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바로 범인”이라고 맹공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특검만 피하면 탄핵 사유를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특검 거부가 확실한 탄핵사유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그냥 채해병 특검법 받을 껄’하고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고 경고했다.
방통위 부위원장도 탄핵하려는 野, 與는 4박5일 필리버스터 시작
이날 민주당은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이 부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이날 본회의에 보고됐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후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내 표결해야 한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도중 이 부위원장에 탄핵소추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야당은 만약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고, 방통위가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위한 행정정차를 밟을 경우 이 후보자에 대해서도 탄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부위원장의 탄핵소추안 발의가 보고되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4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 2000년 여러 방송의 체계를 정립하면서 공영방송 이사 숫자 및 추천 권한이 현행대로 굳어진 이후 보수와 진보 정권 가릴 것 없이 현재의 체계 아래서 집권했다”며 “그때는 괜찮다더니 왜 법을 바꿔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께서는 오늘 언론 장악을 중단하라고 외쳤나? 그러면 저희와 함께 이 정권에게 언론장악 중단하라고 같이 외치고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은 방송4법 중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상정되자 즉각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민주당 역시 종결동의안을 제출했으며 24시간이 경과한 26일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 후 나머지 법안들을 순차 처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