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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은 상관없지만 ‘의지’ 있어야…경쟁보단 협력과 소통 강조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코드스쿼드 본사에서 만난 김정 대표는 “(학생들을)일부러 귀찮게 하고 완전 초보자는 풀기 어려운 숙제도 내준다”면서 “6개월 동안 학부로 치면 2학기(1년)에 해야 하는 내용을 압축적으로 소화하는 셈이기 때문에 하려는 의지와 끈기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관문을 둔 덕인지 수료율은 90%를 넘는다. 신입 개발자들을 육성하는 마스터즈 코스는 한해 100명 정도의 수강생을 뽑는데 중도 포기자가 한 자릿수대에 불과하다. 2017년부터 배출한 300여명의 수료생들은 네이버,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핀다 등의 IT 기업에 개발자로 취업했으며, 해마다 새롭게 들어오는 수강생 중 상당수가 졸업생들의 소개로 들어온다.
김 대표는 “컴퓨터 공학이나 전산학과 등 관련 전공자들이 초반에는 확실히 유리하지만 실무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기초적인 부분만 독학이나 국비 과정 등을 통해서 어느 정도 하고 오면 학습에 임하는 태도나 개발쪽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같은 것들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강생 중에서는 서어서문학과 출신으로 6개월 과정을 듣고 카카오페이에 개발자로 입사한 사례도 있다.
이어 “정해진 답을 찾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법 중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 엔지니어들의 방법”이라며 “경쟁하지 않고 협력하면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마치 글을 쓰고 함께 보면서 퇴고하고 의견을 내주는 것처럼 프로그래밍도 그런 방식을 교육에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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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원하는 양질의 개발자 부족…‘현장형 인재’ 키운다
그 자신도 고급 개발자 출신인 김 대표가 ‘돈도 안 되고 품은 많이 드는’ 교육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네이버에서 시도했던 개발자 아카데미 ‘NHN 넥스트’(넥스트)에 참여하면서다.
김 대표는 “창립 멤버가 모두 3명인데 넥스트 교수출신”이라며 “넥스트에서 시도했던 틀을 깨는 교육을 이어서 해보고 싶었고, 2~3년간 거기서 했던 새로운 시도들을 발판 삼아 현장에 적용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라고 했다.
교과서적인 교육이 아니라 바로 쓸 수 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다는 것이 코드스쿼드 창업자들의 욕심이었다는 이야기다. SW 개발은 그렇게 배울 수 있고 배워야 한다는 믿음도 있었다. 김 대표는 수강생들을 ‘제자’라고 부르며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실무적인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론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가 되면 실제로 하루, 일주일, 3개월짜리 프로젝트를 해보면서 시행착오도 겪고 거기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하며 실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늘 개발자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대학에서 배운 걸로는 회사에서 원하는 일을 바로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절대적인 인력 풀 자체가 적은 것도 원인이지만, 갈수록 기업에서 요구하는 개발자들의 수준은 높아지는 데 비해 현재 대학 교육 등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