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1심서 무기징역…의붓아들 살해는 무죄(종합)

前 남편, 의붓아들 살해 등 혐의
반성이나 죄책감 없어, 영구적 사회 격리 필요
의붓아들, 모든 의심 배제할 만큼 엄격히 증명 안 돼
  • 등록 2020-02-20 오후 3:53:37

    수정 2020-02-20 오후 3:53:37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7)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정봉기)는 20일 오후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씨의 1심 선고 공판에서 “모든 증거를 검토한 결과, 전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다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20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제주지법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이혼 후 장기간 면접교섭을 거부하다 더이상 거절할 수 없게 되자 참혹한 방법으로 사체를 훼손하고 숨기는 등 범행이 계획적으로 판단된다”며 “인간적인 연민과 죄책감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으며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 범행의 잔혹성, 피해자 유가족의 슬픔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아들 앞에서 아빠(전 남편)를, 아빠(현 남편)앞에서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극단적 인명경시태도에서 기인한 살인으로 전혀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사형을 구형했다.

고씨는 최후진술에서 “이 몸뚱아리가 뭐라고 (전 남편이)원하는 대로 다 줬으면 이런 기약없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텐데 이렇게 오래 고통을 겪을 줄 몰랐다”며 우발적 범행이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전 남편 살인 혐의와 달리 의붓아들의 경우 모든 의심을 배제할 만큼 엄격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간접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고 전 남편 살해사건처럼 계획적으로 볼 만한 사정도 없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지난해 5월 25일 제주시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해 3월 1일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현 남편 홍모(38)씨의 아들(5)을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선고공판에 앞서 이날 오전 진행된 방청 신청에는 89명의 시민들이 몰리며 식지 않은 관심을 나타냈다. 법원은 좌석 34명과 입석 15명 등 총 49명으로 방청객을 제한해 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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