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가수·외식업사장…꿈 많던 ‘모두까기’ 정두언

정 전 새누리당 의원, 16일 62세 일기로 세상 떠나
20여년 공무원 생활하다 정계입문…17·18·19대 의원
‘친이계’였지만 이상득 퇴진 요구하다 핵심서 밀려
낙선 후 외식업사장·방송인 활동…4집 앨범 낸 가수
  • 등록 2019-07-16 오후 6:37:52

    수정 2019-07-16 오후 6:37:52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16일 세상을 떠난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마한 뒤 외식업 사장 및 정치평론가로 변신해 바쁘게 활동했다. 정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시절 보좌역을 맡아 ‘친이계’로 분류됐으나, 친형 이상득 등의 총선 불출마를 촉구하다 정권핵심에서 밀리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이 거주하던 서대문구 아파트 인근 북한산 자락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62세. 경찰은 “남편이 집에 유서를 써놓고 산에 갔다”는 부인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서 정 전 의원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기고, 서울대를 졸업한 정 전 의원은 행정고시 합격 후 20여년간 정무장관실, 문화체육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 및 비서실 등 요직을 거치다가 2000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정 전 의원은 16대 총선에서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마했다. 이후 이명박의 서울시장 밑에서 정무부시장으로 일하다 17대 총선에 서대문구을 지역에 출마해 당선됐고, 18·19대에서도 같은 지역에서 당선됐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된 후 보좌역을 하면서 MB정권의 실세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퇴진을 요구하다 핵심에서 밀렸고, ‘친이계’라는 꼬리표가 무색하게 MB정권 내내 핵심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2010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최고위원을 역임한 정 전 의원은 이후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맡기도 했다. 이 의원은 2012년 솔로몬 저축은행 사건으로 이상득과 함께 기소돼 법정구속 되기도 했으나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정 전 의원은 20대 선거에서 다시 서대문구 을에 출마했으나,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밀려 낙선했다.

낙선 후 사실상 정계를 은퇴한 정 전 의원은 부인과 대형 일식점을 운영하는 한편 TV와 라디오를 종횡무진하는 정치평론가로 활발히 활동했다. 입담도 좋았지만 특히 여야 가리지 않는 이른바 ‘모두까기’로 인기를 끌었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말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당선에 대해 “다시 친박(박근혜)당이 돼 버렸다”고 비판하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는 정계복귀를 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끼가 넘쳤던 정 전 의원은 앨범을 4장이나 낸 아마추어 가수이기도 했다. 1987년 KBS 탤런트 공채시험에 지원해 최종시험까지 합격했으나 가족의 만류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예능이나 영화 쪽에서 섭외가 온다”며 출연 욕심을 내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최근 문재인 정부로부터 주중대사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뭐라 말하기 곤란하다”며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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