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만났으니 트위터 본사라도`…대만 총통의 親트럼프 행보

  • 등록 2017-01-16 오후 4:36:53

    수정 2017-01-16 오후 4:44:42

차이잉원 대만 총통 트위터 계정 캡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협상 대상으로 규정하며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친(親)트럼프 행보를 보여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던 차이 총통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주(州)에 경유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트위터 본사를 방문, 자신의 계정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차이 총통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한 것은 지난 2014년 5월19일 이후 처음이다.

차이 총통의 트위터 방문은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을 도발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그 의도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3일 WSJ과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포함한 모든 것이 협상 대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상황이 이런데도 차이 총통이 트위터 본사를 방문했다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 사랑’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것처럼 비춰질 수밖에 없다. WSJ은 중국에서 트위터 사용을 막아 놓은 탓에 차이 총통이 대만으로 귀국하더라도 다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차이 총통은 또 샌프란시스코에 머무르는 동안 사실상 국가정상급 대우를 받으며 미국 공화당 소속의 코리 가드너 하원의원을 비롯해 다양한 정치권 인사들과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이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터라 차이 총통의 이같은 행보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부정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의견과 궤를 같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 차이 총통은 지난 8일 중남미 4개국 방문에 나서면서도 경유지인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머물며 이 지역 출신의 상원의원인 테드 크루즈와 만나 양국 관계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가진 바 있다. 크루즈 의원은 당시 “중국 영사관에서 휴스턴 지역 의원들에게 차이 총통을 만나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중국은 ‘미국에선 우리를 찾는 방문객과의 만남을 우리가 결정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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