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는 경쟁자 아닌 파트너"…AI·임베디드 금융 박차

[2025년 4대 금융지주 회장 설문조사]③
지주 숙원 계열사간 정보공유·RWA규제 완화
고객서비스 고도화·내부 통제 강화에 AI 활용
기업 뱅킹·자산관리 전반 금융 혁신 한목소리
  • 등록 2025-01-02 오후 7:22:52

    수정 2025-01-02 오후 9:49:24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새해 ‘생성형 인공지능(AI)’를 활용한 금융혁신과 ‘임베디드 금융(핀테크 기능 내재화)’등을 올해 금융혁신으로 꼽고 적극적으로 이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할 계획이다. 망분리 규제 완화로 챗GPT 등 외부 AI모델을 사용할 길이 열리면서 각 사의 AI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또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해 지주 계열사 간 정보 공유, 위험가중자산(RWA)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일 이데일리가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 회장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회장들은 ‘생성형AI 활용’과 ‘임베디드 금융’ 등을 올해 주요 경영 키워드로 꼽았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올 4월 그룹 공동 생성형AI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모든 계열사에서 자유롭게 생성형AI 모델을 활용해 계열사별 업무·상품·서비스에 AI를 적용할 환경을 마련한다”며 “AI 윤리위원회, 위험관리정책·메뉴얼 등 AI 거버넌스 체계 또한 은행을 시작으로 모든 계열사에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타 업종, 빅테크, 플랫폼 기업은 더는 우리 경쟁자가 아니라 새로운 길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다”며 “임베디드 금융을 통해 우리 상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휴사로부터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 함께 살아가고 성장하는 공동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금융에서 AI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역량인 만큼 기업 뱅킹, 자산관리 등 서비스 전반에 속도감 있게 AI를 활용하겠다”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외부 GPT를 활용해 AI 서비스 정확도·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마케팅과 영업역량으로 대변하던 금융사의 핵심 경쟁력이 장차 AI와 디지털로 변화할 것이다”며 “손님과 현장 업무 지원을 위한 AI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망분리 개선에 따라 AI 활용이 가시화할 것이다”며 “혁신성, 소비자 편익과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금융산업 규제 완화 필요성도 역설했다. 금융지주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데이터 공유 규제 완화가 대표적이다. 양종희 회장은 “현재와 같이 금융지주 소속 계열사를 하나의 독립체로 보는 규제 체계에선 계열사 간 적극적인 협업을 통한 혁신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며 “계열사 일부 영역이라도 하나의 그룹으로 보는 전향적 규제 체계를 도입한다면 산업 혁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계열사들은 지난 2014년 카드 개인정보유출 사태 이후 관련법 개정으로 마케팅 활용 등 영업 목적으로 고객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 금융지주는 ‘데이터가 산업의 쌀이 된’ 시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데이터 공유 규제를 합리화해달라고 매년 금융당국에 건의해왔다. 이달 시행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정상화(100%)등 유동성·자본비율 규제의 속도 조절과 비상장기업 투자 시 위험가중치(RWA)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도 냈다. 진옥동 회장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속도를 조정해 금융사가 시장과 민생 안정에 전념토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비장상기업 투자와 관련한 위험가중치 자본비율 규제를 완화하면 모험자본에 안정적으로 자금을 수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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