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에너지 안보 우려로 인한 해운업계의 반발 속에 해운사들의 매각 절차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대LNG해운의 경우 주로 해외 기업이나 재무적투자자(FI)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해외 매각을 우려한 정부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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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HMM의 등판 가능성을 다시 거론하고 있다. HMM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전략화물인 LNG 수송 안정성과 국적선사의 영업력 유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대LNG해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LNG사업 경업금지(경쟁업종 금지)가 걸려 있는 HMM 입장에서 필요성이 있어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도 “다만 그 주체가 산업은행이나 해진공이라는 것은 사실무근이며, HMM이 자율적으로 경영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당시 현대상선은 LNG전용선 사업부를 떼어 팔며 2030년까지 LNG운송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경업금지’ 조약을 맺은 바 있다. 다만 HMM은 현대LNG해운 인수를 통해서는 LNG운반선 사업 진출이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대신PE가 현대LNG해운의 신주를 1500억원 규모로 인수하며 지분 약 20%를 확보해 2대주주에 자리하고 있다. 대신PE로서는 당시 투자금 조달을 위해 프로젝트펀드와 블라인드펀드, 인수금융 등을 모두 활용해 단독 투자로는 가장 큰 규모로 단행한 투자였다.
앞서 경제·안보적 중요성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현대LNG해운 인수를 도울 정책금융 투입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당시 해양수산부는 “정책금융 투입을 검토한 바 없다”면서도 “매각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며 해외매각 시 파급효과를 다각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운업계는 현대LNG해운의 해외 매각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해운·항만·물류 관련 54개 단체가 가입한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한해총)는 지난 8일 성명서를 통해 “현대LNG해운은 한국가스공사가 국내에 도입하는 LNG 물량을 주로 수송하는 전략물자 수송 선사”라며 “이러한 선사가 해외에 매각된다면 앞으로 원유, LNG 등 주요 전략물자 수송은 해외 선사에 의존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해운업계의 반발 속에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폴라리스쉬핑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거론된다. 폴라리스쉬핑은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동서발전을 주요 화주로 두고 철광석을 운송한다. 국내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 경우 해운사 매각 시 화주의 동의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