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지난달까지 4조원 이상 코스닥 주식을 내다 팔았던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7거래일만에 1조4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매수로 돌아서며 코스닥시장 랠리를 이끌고 있다. 특히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최근 사흘 연속으로 3000억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하며 확실한 수급 주도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기관이 사들이는 종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연기금 공격 매수…연기금 매수前 선취매 성격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기관들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1조358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금융투자(증권사)가 7500억원 매수우위를 보였고 투신과 연기금이 각각 2150억원, 133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섞은 가칭 KRX250지수를 개발하고 있다. KRX250에 들어갈 코스닥 종목은 앞으로 인덱스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투 연구원은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의 코스닥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코스피와 코스닥 통합 벤치마크가 나올 예정”이라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가 연기금 투자에 따른 수혜주로 떠오를 공산이 크다”고 점쳤다. 실제 하나금융투자는 KRX250지수에는 조만간 유가증권시장으로 이동할 셀트리온을 비롯해 셀트리온헬스케어·신라젠·CJ E&M·바이로메드·메디톡스·코미팜·서울반도체·컴투스·휴젤 등이 편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달 코스닥 활성화대책 기대도 한몫…ETF 매력적
다음달 나올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기대로 기관이 연일 빈 곳간을 채우고 있기 때문에 코스닥 상승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셀트리온 신라젠 등이 급등하면서 가격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오른 실적 개선 종목에 대해서 관심을 둘 때라고 조언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내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건강관리 (31%), IT하드웨어 (10%), 소프트웨어 (9%) 등의 업종은 내년 순이익 증가율도 상위권”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바이오 상장사만 오르는 시장이 진정 기미를 보이면 IT업종으로도 순환매가 나타날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종목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라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투자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개인투자자라면 지수추종형 상품인 ETF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그는 “ETF 분할매수 접근법은 최근 단기 급등과 특정종목 쏠림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