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RS, 미래 내다보는 선제적 투자 ‘먹혔다’
15일 도쿄 1부 주식시장에서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6월 초보다 50.9% 오른 9078엔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소프트뱅크는 인도 1위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와 3위 스냅딜의 합병을 성사시켰다. 스냅딜의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플립카트의 주주(마이크로소프트·이베이·텐센트)를 설득했다. 인도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아마존닷컴에 맞서려면 양사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합병을 성사시키며 소프트뱅크는 글로벌 IT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소프트뱅크는 중동 국부펀드 등과 합작한 비전펀드를 출시한 가운데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해 초연결 기업 이미지도 굳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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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N)는 지난해 증강현실(VR)게임 포켓몬고에 이어 올 3월 발매한 ‘스위치’까지 연속 대박을 치며 투자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스위치는 가정 거치용 게임과 휴대용 게임이 모두 가능한 구조로 출시 한 달 만에 230만대를 팔아치웠다. 닌텐도는 당초 스위치 판매목표를 1000만대로 잡았지만 최근 이를 1800만대로 올렸다. 야스다 히데키 에이스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호환되는 소프트웨어도 늘어나고 있어 스위치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닌텐도 주가는 지난해 6월 1만6000엔대에서 13일 현재 3만4020엔으로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소니(S)도 주목할 만 하다. 최근 1년간 주가가 42% 상승한 소니의 비결은 단연 이미지센서다.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주로 부착되는데 사람 표정이나 움직임을 감지해 촬영하는 장치다. 웃을 때 자동으로 사진이 찍히거나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게 이미지 센서의 기술 중 하나다. 소니는 애플 아이폰에 이미지 센서를 납품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자랑하고 있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부사장은 지난 “올해를 부활의 해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올해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5000억엔의 영업익을 거둘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72년 소니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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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전 천덕꾸러기에서 日 증시 구원투수로
리차드 카예 닛폰 컴제스트 매니저는 “SNRS 모두 지난 2~3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며 “해외 잠재력이 과소평가되다 최근 와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뉴욕증시를 견인하던 FANG이 흔들린 만큼 일본의 IT 대표주자 SNRS 역시 하락세를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미국 IT가 급락한 9일부터 사흘간 내리 2%대 하락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증시 전문가들은 SNRS가 당분간 조정국면을 맞더라도 서서히 반등할 것이라 보고 있다. 아마존이나 넷플릭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181배, 201배에 달하지만 소프트뱅크(12.3배)와 소니(19.9배) 리쿠르트(26.8배) 등은 아주 싼 편이다. 션칭훙 텅치기금관리 투자관리 디렉터는 “최근 미국 FANG의 하락세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지만 실적이 좋은 기업들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와모토 세이치 원 에셋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 역시 “기술주가 급등하며 조정에 들어간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성장 기대감이 여전한 만큼 매도세가 마무리되면 이내 반등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