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에 몰려드는 中투자자…홍콩증시도 투기판 전염(종합)

홍콩상장 시멘트업체 BBMG, 슝안신구 발표후 주가 급등락
"펀더멘털 변화없어"…中투기매수에 휘둘려
메이투-저우헤이야 등도 주가 급등락 시달려
홍콩당국 "中과 감독·조사 공조 강화"
  • 등록 2017-04-11 오후 4:59:36

    수정 2017-04-11 오후 4:59:36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시행된 이후 홍콩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한 투기적 거래가 홍콩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홍콩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베이징 소재 부동산 개발업체 겸 시멘트 제조업체인 BBMG 주가는 중국 정부의 국가급 경제특구인 슝안(雄安)신구 조성 프로젝트 발표 이후 무려 63%나 급등했다. BBMG 주가를 끌어올린 주역은 중국 본토에 있는 투자자들로 이들은 후강퉁을 이용해 홍콩에 상장된 BBMG 주가를 좌지우지했다. 그러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모건스탠리가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자 주가는 곧바로 10% 추락하고 말았다.

중국 증시내 개인투자자가 워낙 많고 투기적 거래가 횡행하다보니 그 여파가 홍콩거래소까지 미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펀드매니저인 션 웨이정은 “BBMG 주가가 급등락했지만 회사 펀더멘털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같은 양상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BBMG 뿐만 아니라 중국 셀피 어플리케이션 제조업체인 메이투(美圖)나 오리 요리체인점인 저우헤이야 인터내셔널도 지난달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투기적 거래로 인해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험을 했다.

이처럼 중국 개인투자자들에 의한 주가 과열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후강퉁 이후 중국 자금이 홍콩거래소로 몰려든 탓이다. 10년전만해도 홍콩거래소내 거래량의 5%에 불과했던 중국 투자자 비중은 최근 22%까지 높아졌다. 올들어서도 후강퉁을 통해 홍콩거래소에 투자한 중국인 자금도 1040억홍콩달러(원화 약 15조3600억원)로, 홍콩에서 상하이증권거래소로 유입된 자금보다 65%나 많았다.

이에 대해 홍콩거래소측은 충분히 통제 가능한 일이라며 아직은 낙관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홍콩거래소는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후강퉁으로 인해 시장내 새로운 참가자들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시장 역동성이 때때로 분출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건건한 규제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홍콩과 본토시장 규제당국자들은 다양한 정책수단을 가지고 있으며 만약 법규를 위반하는 일이 일어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 시장규제당국인 증권선물위원회(SFC)를 이끌고 있는 애슐리 애들러 위원장도 “이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와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후강퉁으로 인해 국경을 넘나드는 자금 유출입이 더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각각의 시장 리스크를 관리하는 감독과 조사체계를 갖추는 건 훨씬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상하이증권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중국 당국자는 “(후강퉁과 선강퉁으로 연결돼 있는) 상하이와 선전, 홍콩거래소가 불법 주식거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감독활동에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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