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시행된 이후 홍콩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한 투기적 거래가 홍콩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홍콩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베이징 소재 부동산 개발업체 겸 시멘트 제조업체인 BBMG 주가는 중국 정부의 국가급 경제특구인 슝안(雄安)신구 조성 프로젝트 발표 이후 무려 63%나 급등했다. BBMG 주가를 끌어올린 주역은 중국 본토에 있는 투자자들로 이들은 후강퉁을 이용해 홍콩에 상장된 BBMG 주가를 좌지우지했다. 그러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모건스탠리가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자 주가는 곧바로 10% 추락하고 말았다.
이처럼 중국 개인투자자들에 의한 주가 과열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후강퉁 이후 중국 자금이 홍콩거래소로 몰려든 탓이다. 10년전만해도 홍콩거래소내 거래량의 5%에 불과했던 중국 투자자 비중은 최근 22%까지 높아졌다. 올들어서도 후강퉁을 통해 홍콩거래소에 투자한 중국인 자금도 1040억홍콩달러(원화 약 15조3600억원)로, 홍콩에서 상하이증권거래소로 유입된 자금보다 65%나 많았다.
홍콩 시장규제당국인 증권선물위원회(SFC)를 이끌고 있는 애슐리 애들러 위원장도 “이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와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후강퉁으로 인해 국경을 넘나드는 자금 유출입이 더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각각의 시장 리스크를 관리하는 감독과 조사체계를 갖추는 건 훨씬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상하이증권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중국 당국자는 “(후강퉁과 선강퉁으로 연결돼 있는) 상하이와 선전, 홍콩거래소가 불법 주식거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감독활동에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