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국감]“혁신도시 직원들, 가족 동반 정착률 40%도 채 안돼”

  • 등록 2019-10-16 오후 6:10:38

    수정 2019-10-16 오후 6:10:38

[이데일리 박민 기자]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들 가운데 가족과 함께 지역에 정착한 이는 10명 중 4명도 안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10개 혁신도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원 4만923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가족과 함께 이주한 직원은 1만5675명으로 전체의 38.3%에 불과했다.

전체 직원의 60% 가량은 가족과 떨어져 혼자 온 이른바 ‘기러기 엄마·아빠’이거나 미혼·독신가구, 타지역에서 매일 출퇴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러기 엄마·아빠는 1만2811명으로 전체 31.3%에 달했고, 미혼·독신으로 혼자 거주하는 직원은 전체 25.7%인 1만503명이다. 수도권 등 타지역에서 매일 출퇴근을 하는 직원은 1934명으로 4.7%로 집계됐다.

가족 동반 정착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충북이었다. 2959명 중 609명(20.6%)만이 가족과 함께 이주했다. 이어 △강원(29.9%, 5404명 중 1614명) △경북(30.7%, 4122명 중 1265명) △경남(36.1%, 4066명 중 1467명) 순으로 가족 동반 정착률이 낮게 나타났다.

그동안 정부는 ‘가족과 내려와 정착하라’는 의미에서 이주기관 직원들에게 혁신도시 내 아파트도 우선 분양했다. 지금껏 전국 혁신도시에서 1만1503채를 특별 분양했지만 이 중 1364채(11.9%)는 입주도 하기 전에 되 판 것으로 조사됐다. 전매기간 이후 거래는 1123건, 전매기간 이내 거래가 241건(배우자 증여 137건 등)으로 나타났다.

전국 혁신도시 중 전매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부산이었다. 직원에게 특별분양한 1817채 중 24.6%인 447채를 되팔았다. 이어 제주(16.7%, 246채 중 41채) 경남(15.1%, 2,444채 중 368채) 순이었다. 부산과 제주는 최근 10년간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 중 하나다.

민경욱 의원은 “현지에 터전을 마련할 생각도 없으면서 특혜로 아파트를 분양받아 차익을 남기고 되판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며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지역 경제 성장을 이루자던 혁신도시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상황이 이런데도 혁신도시 시즌2를 추진하겠다는 정부·여당은 해가 지면 텅텅 비는 상가와 음식점들을 먼저 본 뒤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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