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건강에 꽂힌 증시, 우울증·치매 치료株 ‘쑥쑥’

우울증 늘고 있지만 치료 미진…정부 정책 지원 강화
환인제약 대표 수혜주…보령제약·부광약품 등도 동참
치매 1조 투입 기대감에 관련주 급등…새내기주도↑
  • 등록 2018-02-13 오후 4:35:48

    수정 2018-02-13 오후 4:35:48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현대 사회인에게 ‘마음의 병’은 점차 치유의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공황장애는 유명 연예인들의 단골 토크 소재로 사용되고 있고 숨기기에 급급했던 우울증 환자들의 병원 방문도 잦아지는 추세다. 특히 사회 문제이기도 한 치매 해결이 문재인 케어의 핵심 정책으로 꼽히면서 치매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도 부쩍 높아졌다. 정신과 치료제 시장 성장으로 제약사들이 잇따라 제품 연구개발(R&D) 및 출시에 나서자 증시에서 수혜주(株) 찾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신질환 치료 시장 성장…실적도 개선

13일 건강심사평가원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정신건강의학과의 요양급여 비용은 2010년(1978억원)보다 82%나 늘어난 36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병원 처방이 늘어나다보니 2016년 기준 정신과 치료제 시장 규모도 4283억원까지 성장했다.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1위다. 반면 항우울제 복용량은 13DDD(1000명당 하루 소비량)로 OECD 평균(58DDD)에 크게 못 미친다.

정책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작년 7월부터 경증 정신질환은 일반 상담기록을 적용토록 해 병원의 문턱을 낮췄다. 지난달에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한 우울증 검사를 40·50·60·70세 전체에 대해 실시하고 개인 정신치료 본인 부담률을 의료기관 종별로 20%포인트씩 인하키로 했다. 윤선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치매·우울증·불안장애·조현병 등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고 정신건강증진법 등 정부 지원책이 강화되고 있다”며 “정신질환 조기 발견과 치료 수요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신질환 치료 시장 성장의 대표 수혜주로는 국대 최대 정신과 치료 전문 제약사 환인제약(016580)이 꼽힌다. 이 회사는 조현병과 우울증 등 정신신경 치료제의 매출 비중이 80%에 가깝다. 주력제품인 정신신경용제의 매출액은 2015년 861억원에서 2016년 927억원, 작년 1015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시장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글로벌 제약사의 항우울제를 국내 판매하거나 직접 연구개발(R&D)에 뛰어드는 제약사도 늘고 있다. 보령제약(003850)은 작년부터 다국적 제약사 릴리의 우울증 치료제 ‘푸로작’과 의력결핍장애(ADHD) 치료제 ‘스트라테라’ 국내 판매에 들어갔다. 동화약품(000020)도 지난해 MSD 코리아와 항우울제인 ‘레메론’ 국내 독점판매 및 공급계약을 맺고 정신신경계(CNS)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부광약품(003000)은 조현병·양극성우울증 치료제 루라시돈(Lurasidone)의 한국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뉴팜(054670)은 우울증에 개선 적응증을 지닌 주사제 ‘사메주’ 샘플 판매를 진행 중으로 5~6월께 출시할 계획이다.

◇치매 국가책임제 원년…투자자 관심↑

난치성 정신질환인 치매의 경우 아직까지 치료제 시장이 크지는 않지만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고성장이 기대된다. 문재인 케어의 핵심인 치매 국가책임제는 중증 환자 치매환자의 본인부담률을10%로 낮추기로 했으며 치매 R&D 사업에 10년간 약 1조원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치매 문제 해결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어가다 보니 제약사들도 저마다 치매 정복을 위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증시에서도 치매 치료 관련주가 테마로 엮이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치매치료제 도네페질, 메만틴염산염, 리바스티그민 등 약물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명문제약(017180)과 치매 치료제를 판매하는 씨트리(047920)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각각 54%, 15% 가량 올랐다. 고려제약(014570)신신제약(002800), 유유제약(000220) 켐온(217600) 퓨쳐켐(220100) 화일약품(061250) 현대약품(004310) 등도 치매 치료 관련주로 부각되면서 주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새내기주 중에서도 치매 치료제를 위탁 생산하는 알리코제약(260660)은 12일 상장 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날 상장한 동구바이오제약(006620) 역시 치매 치료제 위탁생산 성장 기대감에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올해를 치매 국가책임제 원년으로 설정했다”며 “치매 치료제 관련 제약사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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