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치료 시장 성장…실적도 개선
13일 건강심사평가원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정신건강의학과의 요양급여 비용은 2010년(1978억원)보다 82%나 늘어난 36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병원 처방이 늘어나다보니 2016년 기준 정신과 치료제 시장 규모도 4283억원까지 성장했다.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1위다. 반면 항우울제 복용량은 13DDD(1000명당 하루 소비량)로 OECD 평균(58DDD)에 크게 못 미친다.
정책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작년 7월부터 경증 정신질환은 일반 상담기록을 적용토록 해 병원의 문턱을 낮췄다. 지난달에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한 우울증 검사를 40·50·60·70세 전체에 대해 실시하고 개인 정신치료 본인 부담률을 의료기관 종별로 20%포인트씩 인하키로 했다. 윤선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치매·우울증·불안장애·조현병 등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고 정신건강증진법 등 정부 지원책이 강화되고 있다”며 “정신질환 조기 발견과 치료 수요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글로벌 제약사의 항우울제를 국내 판매하거나 직접 연구개발(R&D)에 뛰어드는 제약사도 늘고 있다. 보령제약(003850)은 작년부터 다국적 제약사 릴리의 우울증 치료제 ‘푸로작’과 의력결핍장애(ADHD) 치료제 ‘스트라테라’ 국내 판매에 들어갔다. 동화약품(000020)도 지난해 MSD 코리아와 항우울제인 ‘레메론’ 국내 독점판매 및 공급계약을 맺고 정신신경계(CNS)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부광약품(003000)은 조현병·양극성우울증 치료제 루라시돈(Lurasidone)의 한국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뉴팜(054670)은 우울증에 개선 적응증을 지닌 주사제 ‘사메주’ 샘플 판매를 진행 중으로 5~6월께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치매치료제 도네페질, 메만틴염산염, 리바스티그민 등 약물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명문제약(017180)과 치매 치료제를 판매하는 씨트리(047920)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각각 54%, 15% 가량 올랐다. 고려제약(014570)과 신신제약(002800), 유유제약(000220) 켐온(217600) 퓨쳐켐(220100) 화일약품(061250) 현대약품(004310) 등도 치매 치료 관련주로 부각되면서 주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새내기주 중에서도 치매 치료제를 위탁 생산하는 알리코제약(260660)은 12일 상장 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날 상장한 동구바이오제약(006620) 역시 치매 치료제 위탁생산 성장 기대감에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올해를 치매 국가책임제 원년으로 설정했다”며 “치매 치료제 관련 제약사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