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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신화통신 등 따르면 왕 부장은 블링컨 장관과 통화에서 중국 측의 입장을 전하고 “역사와 문화, 국민정서가 완전히 다른 나라에 외국에서 온 모델을 억지로 적용하려 하면 결국 발붙이기가 어렵다는 사실이 재차 증명됐다”고 말했다. 미국이 군사 파견으로 아프간 정세를 해결할 수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한 정권은 인민의 지지 없이는 설 수 없다”며 “힘과 군사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문제만 더 커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미군이 급히 아프간에서 철군한 것은 이미 아프간 정세에 심각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다음 단계에서 새로운 문제를 만든다면 더더욱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결정과 미흡한 대비책이 아프간의 비극을 불렀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미국의 과거 행정부가 신장위구르족 독립운동 세력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의 테러리스트 조직 지정을 철회한 것은 “대(對)테러 문제에 이중잣대를 적용한 것”이라며 “위험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아프간 문제에 대한 연착륙을 추진하고, 새로운 내전이나 인도주의적 재난, 테러리즘 기지화 등을 막기 위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왕 부장은 “미중 협력이 국제 사회의 공통된 기대”라며 “미국 측은 일방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 측의 정당한 권익을 훼손하는 것을 억제하는 데 몰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과 주요 관심사를 존중할 것도 촉구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반대하며 중국 서부 접경지에서의 혼란 상황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아프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양자간 유선 협의를 잇따라 가졌다.
미국은 미군 철수가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와중에 탈레반이 예상보다 빨리 아프간을 점령하자 자국민 대피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앞서 미군은 전날 아프간 정부가 붕괴된 직후 카불 공항을 장악하고 외교관과 외국인 시민 등을 대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