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30년 이용당해"…'정의연' 전신 '정대협' 비판

  • 등록 2020-05-25 오후 7:40:20

    수정 2020-05-25 오후 7:40:20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전신인 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에서 위안부 문제와 정신대 두 사례를 묶어 활동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이 할머니는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오후 2시40분께부터 약 1시간 동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와 정신대가 어떻게 같으냐. 30년 동안 앉아서 사죄해라 배상해라고 하는데 일본 사람들이 뭔 줄알아서 사죄하고 배상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먼저 정대협의 잘못된 운영방식 문제를 제기했다. 정대협은 일제강점기 군수공장에서 일한 여성 노역자(정신대)와 관련된 활동을 한 단체인데 위안부 문제까지 다루면서 할머니들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목숨을 걸고 끌려간 위안부 할머니와 정신대 할머니는 많이 다르다“며 ”정대협이 무엇을 하는 단체인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 할머니는 정대협이 모금행사에 영문도 모르는 위안부 할머니를 동원하고는 제대로 대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김복동 할머니를 미국 등지로 끌고 다니며 이용했다고 폭로했다.

이 할머니는 “농구선수한테 돈을 받아 올 때도 왜 받는지 몰랐지만 좀 부끄러웠다”며 “모금 끝나고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을 사달라고 하니 돈 없다고 해서 그런 줄만 알았다”고 회상했다. 할머니는 “윤미향이 미국가자며 600만원을 모금해놓고 (할머니는)정대협 사람이 아니라서 못오게 했다”며 “위안부 할머니를 판 행위는 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할머니는 “한 눈이 실명인 할머니를 그렇게 이용해놓고 뻔뻔스럽게 묘지에 가서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가짜 눈물이다. 병 주고 약 줘놓고 아직도 죄를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 할머니는 ‘성노예’라는 용어는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할머니는 “왜 우리가 성노예냐. 그렇게 더러운 용어를 써서 할머니를 판 사람들은 죄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작심한 배경으로 윤 당선인을 지적하며 “3월30일 윤미향에게 ‘이러면 안되지 않나. 한 번 와라.그렇지 않으면 기자회견 할란다’고 했더니 아주 큰 소리로 당당하게 ‘기자회견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 대한 분노와 성토의 목소리를 수차례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30년간 함께 했는데 하루 아침에 위안부 지원 활동을 하기 싫다고 배반하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국회의원을 했다”며 “저에게 말하지도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했는데 무엇을 용서하나”고 주장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두 고명으로 사용했다”며 “왜 내가 이렇게 바보 같이 당하고 말도 못했는지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울었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윤 당선인에게 기자회견에 참석하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윤 당선인은 끝내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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