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콜레라 사망자 급증…WHO “분쟁·대규모 홍수로 126%↑”

  • 등록 2024-10-21 오후 10:05:27

    수정 2024-10-21 오후 10:05:27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올 들어 콜레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발병 건수는 오히려 줄었지만 분쟁지역이 늘어나고 자연재해가 발생해 사망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일(현지시간) 발병 현황 보고서에서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전 세계 콜레라 발병 건수는 43만9724건, 사망자는 343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플러스’를 투여하는 모습. (사진=유바이오로직스)


발병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줄었지만 사망자 수는 126% 급증했다. WHO는 이에 대해 “의료 접근성이 심각하게 저하된 분쟁 지역과 대규모 홍수로 기반 시설이 파괴된 지역 등의 발병 여파로 사망자 수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인 비브리오콜레라 감염으로 발생하는 제2급 법정감염병이다. 급성 설사를 유발해 중증 탈수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평균 사망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치명률이 높다. 특히 노인,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서는 치명률이 90%에 달한다.

수인성 전염병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공기로 감염되지는 않고 환자의 대변, 구토물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끓는 물에서 쉽게 죽고 산에 약해 위생환경이 좋은 곳에서는 전파력이 높지 않다. 하지만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수도시설이 파괴되고 위생환경이 악화되면 쉽게 퍼진다.

실제로 최근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 사이 교전이 격화된 레바논에서 콜레라 발병 사례가 나와 감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WHO는 “지난 14일 기준 세계 경구용 콜레라 백신 비축량이 거의 소진됐다”며 “질병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신속히 백신 증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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