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투자자가 손해를 보는 사이 국회의원 등 유력 인사가 특혜성 환매를 제공받고 자산운용사와 펀드를 투자받은 기업의 임직원이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향후 검찰의 관련 수사가 이어지며 추가 비리 정황이 드러날 수 있고, 금감원의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에 대한 후속 검사 등을 거치며 증권사 CEO 제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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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성 펀드 돌려막기, 2000억 횡령 확인
금감원이 24일 공개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펀드 등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에 대한 추가검사’ 결과에서 주목할 것은 기존 밝혀지지 새로운 위법 혐의가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재조사 가능성을 언급한 후 올해 1월 관련 TF를 구성해 7개월간 검사를 진행해 얻은 결과다.
한 기업에선 1339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조세피난처를 거쳐 횡령된 정황도 확인했다. 금감원은 해당 기업의 임원 여럿이 펀드 자금을 작당해 횡령한 후 일부는 당시 집권 여당인 민주당 등 정치권 로비 수단으로 자금을 유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지난 5월부터 금감원은 검찰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고, 검찰은 횡령 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정확한 용처를 수사 중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이 대규모 환매 중단 직전인 2019년 8~9월 당시 국회의원 등 유력인사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준 사실도 확인했다.
금감원은 ‘해당 의원이 라임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는지, 사전정보를 입수해 특혜성 환매를 먼저 요구했는지’ 등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선 검찰 수사 과정에서 규명돼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에 모두 통보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단계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내주 이후 증권사 CEO 제재 심의”
디스커버리 펀드는 부실자산을 매입해 돌려막기 한 사실이 드러나며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커졌다. 당시 펀드를 판매한 은행 등 판매사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권 전면조사 가능성에 대해 “일단 기업은행 검사를 할 것”이라며 “이후 상황을 보겠다”고 답했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증권사 CEO에 대한 제재에도 영향을 줄지도 시장에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검사 결과와 제재 건이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엄중한 제재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금융위는 양홍석 대신증권(003540) 부회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005940) 대표에 대한 제재 건을 심의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며 “다음 주 이후 관련 회의가 열리면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