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간접흡연 없는 '입담배'…국내선 찾기 힘든 이유

국내최대 담배소비자단체 '아이러브스모킹' 화상간담회
이연익 대표 "입담배, 연초·전자담배 대비 세금 7배 ↑"
"연초, 유해물질 태우면서 생성…입담배, 건강 위험 ↓"
"층간흡연·간접흡연 피해 줄여…세율 낮춰 활성화해야"
  • 등록 2022-11-14 오후 4:12:32

    수정 2022-11-14 오후 4:33:56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담배 소비자 권익 증진과 비흡연자의 층간흡연, 공공장소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입에 머금는 ‘입담배’ 유통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국내 최대 흡연자 단체인 ‘아이러브스모킹(ILS)’은 14일 오후 온라인 화상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담배소비자의 제품 선택권 확대를 위해 입담배 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1년 설립된 ‘아이러브스모킹’은 회원수 약 10만명 규모 소비자 단체로 담뱃값 인상 반대, 무분별한 금연구역 확대 반대 등 운동을 펼쳐왔다.

스웨덴 매치(Match)사의 ‘ZYN’ 입담배(사진=매치)
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는 이날 “최근 전통적 담배인 궐련뿐만 아니라 다양한 담배 제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입담배도 궐련이나 전자담배처럼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 담배보다 세금이 7배나 많아 사실상 국내에서는 소비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담배는 입술과 잇몸 사이에 담뱃잎이 든 파우치를 머금어 니코틴을 흡수하는 형태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이 경기 중 입에 머금고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파우치당 사용 시간은 20~30여분. 주기적으로 고이는 침을 뱉어 줘야 하는 것과 연초 담배와 마찬가지로 치아 변색 우려가 있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국내 유통 가격은 일반 담배보다 4배 이상 비싸다. 국내 연초 담배는 한 갑당(20개비) 보통 4500원인데, 입담배는 한 통당(20파우치) 2만원이 넘는다. 일반 담배 대비 세금이 약 7배 높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입담배는 연기가 나지 않기 때문에 흡연자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위해를 주지 않아 건강이나 사회적 측면에서 훨씬 유익하다”며 “그러나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아 약 7배에 달하는 높은 세금 때문에 사실상 국내 유통하는 업체들은 사업을 다 접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입담배를 공식적인 ‘위험저감 담배제품(MRTP)’으로 인정하고 있다.

FDA는 MRTP를 크게 ‘노출저감’과 ‘위험저감’ 2가지 단계로 분류하는데 노출저감은 배출되는 특정한 유해물질의 농도가 감소된 것을 말한다. 위험저감은 담배관련 질병 위험을 낮추거나 사망률을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이연일 아이러브스모킹 대표(사진=아이러브스모킹)
이 대표는 “입담배가 발달한 스웨덴에선 남성의 12~15%가 매일 해당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스웨덴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흡연으로 인한 남성 폐암 발암률이 가장 낮다”고 했다. 이어 “스웨덴 남성들이 담배를 피우지 않아서가 아닌, 암을 유발하지 않는 담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이러브스모킹은 향후 전자담배와 입담배까지 다 아우르기 위해 조만간 단체 이름을 ‘아이러브토바코(ILT)’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단체가 입담배를 유통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정부의 무조건적인 금연정책이 아닌 비흡연자와의 상생과 흡연자의 권리 차원에서 머금는 담배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담배 제품에 대한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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